“치료제가 없어서”…진흙으로 화상 아이 응급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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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시리아 내전으로 화상을 입은 어린 아이의 상처에 진흙을 바르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쳐]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참상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지구촌을 눈물짓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몸에 화상을 입은 어린 아이가 치료제가 없어 화상 상처에 진흙을 바르는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알자지라 등 외신들은 화상을 입은 아이가 진흙으로 치료를 받는 가슴 아픈 모습을 보도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이 동영상에는 화상을 입은 어린 아이의 몸에 진흙을 바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아이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상 상처에 진흙을 바르는 것은 진흙이 화상열을 낮추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열악한 시리아의 의료 현실을 보여준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구조 단체인 시리아시민방위대(SCD)의 한 대원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진흙은 화상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지원되는 의료품이 없고 마땅히 대체할 용품도 남아있지 않아 진흙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중순 북부 최대도시인 알레포의 반군 점령지 아타렙지구를 폭격하면서 수십여 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홈스 인근 알와에르 지역에 대한 폭격으로 어린 아이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특히 알와에르 지역에선 살상력이 큰 네이팜탄 등을 사용해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다. 네이팜탄은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사용했던 악명 높은 무기다. 가연성이 매우 강해 영상속 아이처럼 화상 환자가 많은 게 특징이다.

유엔 회원국 113곳이 이 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비인도적 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에 서명했지만 시리아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의사는 “전투기가 폭격에 이어 네이팜탄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며 “어린 아이를 비롯해 민간인 다수가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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