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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앞서 공개된서역 벽화|서역문화 동서를 잇는 불교의 향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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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는 8월 국립 중앙박물관의 중앙청 이전 개관과 함께 공개전시될 서역문화유물들이 속속 사전에 사진공개되고 있다.
중앙박물관은 26일하오 서역의 투르판 베재크릭석굴 및 미란 불교사원 출토벽화·조각7점을 전시에 앞서 공개했다.
서역문화는 3∼10세기 사이에 중국의 서쪽지방에서 꽃피웠던 불교문화를 중심한 고대문화다.
서역이란 중국사람들이 자기나라 서쪽지역을 가리킨 말이다. 구체적으론 천산산맥과 곤륜산맥 사이에 낀 타클라마칸사막내의 오아시스 도시국가들인 돈황·미란·투르판·체르센 (현재의 신환유이자치구) 등을 말한다.
중국이 서역을 국가 통치구역으로 다스리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부터였다.
전한은 기원전 59년 이 지역의 흉노족을 쫓아내고 서역 여러나라와의 무역을 보호하기 위해 쿠차(고거) 동목 오묵에 서역도호부를 설치했다.
이무렴 타림분지 남북쪽의 도시국가들을 연결하는 북도와 남도를 각각 서방으로 통하게 했고 이것이 바로 실크로드의 기원이 됐다.
서역일대는 원래 티베트족과 위구르족의 고산족이 살아오고있으나 현재 전해오는 서역문화는 이들 토착민 특유의 문화라기 보다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교통로인 이지역을 오고간 중국·인도·페르시아인들이 함께 만든 것이다.
중앙박물관이 현재 소장한 1백50여점의 서역문화유물은 타클라마칸 사막일대의 오아시스 도시국가였던 투르판·쿠차·쿠탄등에서 수집한불상들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이들 유물은 일본「오오따니」(대곡) 탐험대가 1908∼14년 불교 동점의 원류를 찾아 투르판·쿠차·미란일대를 답사, 수집했던 것들로 그중 일부를 조선총독부에 남겨둔 것이다.
베재크릭이란 위구르어로 「아름답게 장식된 곳」이란 뜻인데 이 석굴은 8세기말 천산산맥 북쪽에서 남하한 유목민족인 위구르족이 정착생활로 전환하면서 불교를 받아들여 만든 석굴사원이다.
베재크릭석굴은 현재 50여개의 석굴이 남아있고 석굴절반정도가 벽화로 장식돼있다. 이 석굴은 20세기초 독일·러시아·일본·영국등에서 경쟁적으로 답사해 벽화·불상등을 수집해갔다.
석굴의 벽화내용은 대부분이 투르판일대에 널리 퍼졌던 특이한 양식의 서원화로 전생의 석가모니가 과거불에게 공양을 올리면서 미래의 성불을 약속받는 불화다. 벽화에 묘사된 불상·보살화는 섬세하고 가는 선의 묘사에 사실적인 당나라 화품이 강하게 나타나 있으며 우리나라 불화와도 유사성이 많다.
서역 남도의 미란불교사원출토 벽화는 비록 작은 단편들이지만 중앙아시아 벽화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며 서양 그레코로망기법인 명암법으로 그려져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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