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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자궁경부암|"진단쉬우나 아직 사망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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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 나라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자궁암으로 81∼83년 암 등록 사업 통계에 따르면 여성 암 환자 10명중 3명 정도 (29·5%)가 자궁암이었다.
또 자궁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83년 1천3백명, 84년 1천3백45명으로 위암 간암에 이어 세 번째 였으며 사망자의 나이는 50∼54세군 (17·4%), 45∼49세군(15.8%), 55∼59세군(13. 4%) 순이었다.
자궁암은 암중에서도 가장 진단하기가 쉽고 간단하며 또 초기 단계에서는 가장 치료가 잘되는 암인데도 이처럼 사망자가 많다는 것은 자궁암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험 군에 속하는 여성이 조기 발견 조기 치료에 관심만 가진다면 그렇게 위험한 암종도 아니며 실제로 최근 들어 자궁암의 진단 치료 기술 진전과 조기 발견율이 높아지면서 사망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자궁암이라 하지만 크게 자궁 경부 (질과 연결된 자궁의 입구 부분) 암과 자궁체부 (자궁의 몸체 부분) 암의 두 가지 종류가 있으며 우리 나라는 구미 선진국과는 달리 경부암이 자궁암의 대부분 (95%이상) 을 차지하고 있다 .
자궁경부암의 발생 원인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몇 가지 관련 요인은 인정되고 있다.
그것은 결혼녀가 미혼녀보다, 다견부가 경견부보다, 조혼녀가 만혼녀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층이 높은 층보다, 다수의 성 상대자를 가졌던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성병을 가졌던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다. 자궁 경부가 미숙할 때 관계를 가질수록 그곳이 자극되어 과민 반응을 일으키기 쉽다는 것이다.
또 경부암 환자에게서 헤르페스Ⅱ형 바이러스를 비롯한 거대 세포 바이러스·유두종 바이러스의 발견율이 훨씬 높음에 따라 바이러스와의 관련설도 인정되고 있다.
이밖에 절중설이라 하여 정충의 머리 부분에 있는 프로타민이라는 단백질도 발생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남성 불임 시술자나 콘돔 사용자의 부인에게서 자궁암 발생률이 낮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래서 자궁암의 범인은 남성이라거나, 또는 자궁암을 성병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서울대 의대 이효표교수(산부인과)는 자궁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으나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운동이나 성교 후의 출혈 생선 썩는 것 같은 악취성 질분비물(대하) 골반통·요통 피로감 체중 감소 배뇨 이상 등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가톨릭의대 남궁성은교수 (강남성모범원 산부인과) 는 자궁암의 불안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언제부터, 얼마마다 검진을 받아야 하느냐는 잘라 말하기 힘드나 30세부터 연1∼2회, 최소한 2년에 1∼2번은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궁암 진단에는 임상증상 및 진찰 소견과 함께 세포진검사와 질확대경검사, 그리고 확진을 외한조직진검사가 쓰이고 었다.
세포진검사는 나무나 플래스틱으로 된 채취기구로 자궁경관내의 점액과 상피를 조금 묻혀내 암세포를 찾아내는 것으로 아무런 고통 없이 간단하게 끝나며 2∼3일이면 결과를 알수 있고 검사비는 7천원정도다 (보험은 본인 부담 8백91원).
질확대경검사는 자궁경부를 3% 초산으로 처리한후 확대경으로 그 부분을 5∼20배 확대하여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종양의 병기와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으며 불필요한 조직 절제술을 줄이는 효과도 있는데 비용은 8천원정도 (보험은 본인 부담 9백24원).
남궁교수는 세포진검사는 「암인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위양성솔이 높고 질환대경검사는 「아닌 것도 암인 것처럼」보이는 위양성솔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이 두방법을 범용,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세포진검사만으로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궁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0기에서 4기까지 구분하며, 또 침윤 정도에 따라 비침윤성 경암과 암세포가 기저막 밑에까지 침범한 침윤성 경암으로 대별하기도 한다.
비침윤성 경암에는 0기암의 전단계인 이형증과 0기에 해당하는 상피내암이 포함되는데 암 부위의 혈관 모양, 혈관의 배열 상태,표면상태,색조등에 따라 진행 등급이 매겨진다.
한 자료에 따르면 경도및 중등도 이형증에서는 20∼25%가 정상조직으로 돌아으나 중증 이형증에서는 65%이상에서 상피내암(0기)이나 침윤암으로 진행한다고하며 상피내암으로 진행된 환자의 연렴층은 주로 33∼38세,침윤성 경암은 43∼48세군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
또 이형증에서 상피내암으로 진행하는데 평균 44개월, 상피내암에서 침윤성 경암으로 진행하는데 평균 10년(5 5∼20년)이 걸린다는 보고도 있어 이를 역산한다면 늦어도 30세부터 정기검진스케줄에 들어가라는 앞서의 충고를 수긍할수 있다.
자궁암의 치료는 비침윤시기에는 전기소작법이나 섭씨 영하50도 정도로 자궁정부를 얼리는 냉동법, 범소를 증발 괴사시키는 레이저요법등의 국소 조직 파괴법과 팽이모양으로 도려내는 원추형절제술, 또는 임신을 원하지 않을때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 적출술등이 쓰인다.
고려대의대 구영삼교수(부속혜화법원 산부인과) 는 레이저요법의 경우 시술이 간편 정확 신속 (5∼척분 소요) 해 0기암에서97%의 치유율읕 보인다면서 점차 이 방법이 늘어가는 추세라고 말한다.
침윤암의 경우 침윤 정도가 심하지 앙S= 2뜨기까지는 자궁을 전부 들어내는 수술을 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수술조차 의미가 없어 방사선 요법 등을 쓰게 된다. 최근 수술 전에 항암제를 쓰는 선항화학요법이 등장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양대의대 문형교수(산부인과)는 초기암이라 하더라도 종양의크기가 3∼4교이상인 고외험군에 대해 최근 수술전에 시스프라티늄·브레오마이신빈브라스틴등 복합 화학요법을 3개월정도 실시한 걸과 종양의 크기가 크게줄어들어 수술이 쉽고 그 예후도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의 주요 치료법은 방사선 요법.
인제의대 서현숙교수 (서울백병원 치료방사선과)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주로 2기 이후),또는 수술후 심한 임파절 전이가 발견되었거나 절제 영역에 잔류암이 의심되는 경우 재발 방지를 외해 방사선치료를 하케 된다고 밝히고 환자의 병기및 주의 조직의 방사성 내성에 따라 적절한 선량의 외부 조사와 강내조사를 하게 된다고 말한다.
대개 외부 조사는 주5회씩 5주에 걸쳐 하며 강내 조사는 좀더 센 방사선을 조사하는데 대개 1회 조사에 1만원, 그러니까 총50만∼6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0기 이하가 1백%,1기가 또∼90%,2기가 50∼80%,3기가30%,4기가 10%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같은 성적만 봐도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암을 예방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힘듦으로 조기 발견에 힘쓰는 수밖에 없다. 경부암의 조기 발견율은 과거에 비해 점차 향상되고는 있으나 아직도 환자의3분의1 정도에서는 2기 이후에 발견되고 있어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하며 40세 이상의 고 위험군에서는 자궁체부암에 대한 검진도 함께 받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전국 규모의 완벽한 진단검진 시스팀의 확립도 자궁암 희생자를 줄이는 한 방법이 된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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