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상물동량 증가…해운업계 '호황' 뱃고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해상물동량 증가로 본격적인 호황 국면에 접어든 해운업체들이 잇따라 대형 컨테이너선을 추가 투입하며 '과실 수확'에 나섰다.

한진해운은 20피트컨테이너(TEU) 5천7백50개를 실을 수 있는 '한진시카고'호를 이달 말부터 중국~미국 항로에 투입한다고 23일 밝혔다.

한진해운은 '한진바젤호'등 세 척을 올 상반기에 투입한 데 이어 시카고호를 취항함으로써 보유한 5천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이 22척으로 늘었다.

이에 앞서 현대상선도 지난 4월 말 2001년 이후 처음으로 5천5백TEU급 '현대 컨피던스호'를 인수한 데 이어 내년 초 4천7백TEU급 컨테이너선 한 척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해운업계가 신규 선박 투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난 4월 이후 운임이 급등함에 따라 이 기회에 최대한 매출과 순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다.

실제로 유럽항로의 운임이 4월부터 40피트컨테이너(FEU)당 1백50~3백달러 오른 데 이어 아시아~북미항로도 5월부터 7백달러 인상됐다. 여기에 6월부터 10월까지는 성수기 할증료 3백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이는 지난 5월 북미 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79만8천TEU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으나 선박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운 전문 조사기관인 드류어리(Drewry)는 앞으로 10년 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연평균 6~7%가량 성장하지만 선박공급은 6% 이하에 머물러 운임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컨테이너선 평균 운임이 지난해보다 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해운 허만영 차장은 "2001년 12월 81.0이던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지난 6월에는 1995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125.5까지 오르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어 올해 목표로 잡은 매출 43억3천만달러, 영업이익 2억2천만달러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1백70만달러가 손익분기점인 중동 항로 초대형 유조선 요금이 상반기 4백50만달러까지 치솟고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벌크선운임지수(BDI)도 사상 최고치인 2,200선을 넘어서는 등 컨테이너 이외의 해운부문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SK해운.대한해운.세양선박 등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현대상선 오동수 부장은 "운임 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해운사들은 배를 빌려쓰기보다 파이낸싱을 통해 직접 건조하는 편을 선호하고 있어 신규 선박 투입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