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총기는 되고 딜도는 안된다?” 美 텍사스 대학생들의 이색 캠페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사진 유투브 `American Statesman` 영상 화면 캡쳐]

미국 오스틴 텍사스 대학교에서 수백 명의 학생들의 ‘캠퍼스 휴대(Campus carry)’ 법안에 항의하기 위해 캠퍼스에 딜도(dildo, 성인 용품의 일종으로 남근 대용품)를 들고 모여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영국 가디언 지에 따르면 텍사스 대학교의 풍경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과제를 논의하고 동아리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는 여느 새로운 학기의 시작과 별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수백 명의 학생들이 성인용품을 들고 모여 있었다는 점이다.

24일(현지시간) 열린 ‘남성 성기는 권총이 아니다 (Cocks not Glocks)' 집회는 21세 이상의 총기 소유 라이센스를 지닌 자들에 한해 총기를 숨겨 들고 다닐 수 있게 하는 ’캠퍼스 휴대‘법에 대한 반대 차원에서 시작됐다.시위 참가자들은 딜도를 허공에 휘두르거나 가방에 끈을 이용해 묶었다. 역사과 학생인 로지 잔더(20)는 “그 법은 성인 용품을 교내에 가져올 수는 없지만 총기는 가져올 수 있다는, 모순을 내포하는 확실히 잘못된 법이다. 그러나 이 시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저 어리석음에 어리석음으로 대응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딜도를 이용한 운동은 제시카 진이라는 학생으로부터 처음 시작했다. 제시카 진은 그렉 에버트 텍사스 주지사가 2015년 6월 1일, SB11 법 조항을 통과시킨 데 따라 딜도 이벤트를 처음으로 기획했다. SB11은 '21세 이상의 총기 소지 허가를 받은 텍사스 주민은 숨긴 상태에서 총기를 대학 교내에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는 캠퍼스 내에서 성인용품은 소지 불가능하지만 총기는 된다는 모순을 풍자하기 위함이었다.

잔더는 이 캠페인을 위해 성인용품점에서 기부 받은 5000개 이상의 딜도를 지난 5일 동안 분배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벤트를 원했다. 우리 나이에 정치적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고 우리 나이대의 사람들은 투표를 하려하거나 참여하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렵지 않은 것이다. 딜도를 (가방에) 묶고 텍사스 입법부에 이 법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결정이라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라고 밝혔다.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공의 미구엘 로블스(19)는 “‘캠퍼스 휴대’법이 생기고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 중에 격렬한 토론을 펼치기도 두려워졌다. 누군가가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면 폭력이 행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걱정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그 법에 찬성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성인 용품을 선택한 것 역시 총기를 들고 오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인식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 시위자들은 “불편함을 다뤄야한다. 이게 우리가 총기 문화를 대하는 방식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캠퍼스 휴대 법안의 지지자들은 이 법은 적은 수의 총기 소유자들에 한해 적용될 것이고 그들은 헌법상의 권리를 행하길 원할 뿐더러 그들의 안전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다른 주들 역시 별 탈 없이 그와 같은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토보 시장 직무대행은 "주 의회가 캠퍼스 내 총기소유를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하면서 텍사스 내 모든 대학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교직원과 학생들의 방어능력을 갖춘다는 명분은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문성훈 인턴기자 moon.sunghoon@joongang.co.kr
[사진 유투브 'American Statesman' 영상 캡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