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생활 주변 범죄부터 강력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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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이철성(58) 경찰청 차장이 20대 경찰청장이 됐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음주운전 사고 전력을 숨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임명했다.

박 대통령, 음주운전 물의에도 임명
야당 “국민 뜻에 반해…자진 사퇴를”

이 신임청장은 이날 오후 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취임식에서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 생활 주변의 범죄부터 강력히 대응해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시작보다 마무리가 아름다운 청장, 현장과 함께 호흡하는 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후보자로 지명된 이 청장은 순경 출신으로 경찰 전 계급을 거쳤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경감이었던 1993년 11월 음주운전 사고를 낸 전력이 알려지면서 자격 시비에 휩싸였다. 음주운전자를 엄격히 처벌해야 하는 경찰조직의 수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지난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음주운전 사고 당시 경찰관 신분을 숨겨 징계를 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야권은 이 청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해 왔다. 청문회 경과보고서도 채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청장이 음주운전에 대해 반성의 뜻을 여러 차례 밝혔고 95년 사면을 받았기 때문에 사퇴를 요구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청장 임명 뒤 야권은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조선시대였다면 이런 사람은 절대 포도대장에 임명될 수 없다. 부실 검증에 막무가내 임명까지 겹치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 국민의 뜻에 반하는 일만 계속하는 게 대통령과 여당에 유리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민주·국민의당 소속 안전행정위원들도 “의혹투성이 청장 임명을 강행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다. 경찰청장은 이제라도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태화·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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