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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열쇠를 찾아라…학계·기업에 부는 MOT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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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 강연모습

중소기업 다누시스의 주력 제품은 유무선 통신장비와 폐쇄회로(CC) TV였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전성기는 짧았다. 경쟁은 갈수록 심해졌고, 성장 전략은 마땅치 않았다. 그때 한양대 기술경영(MOT=Management of Technology)전문대학원이 손을 내밀었다. 한양대는 단순한 제조업 틀에서 벗어나 지능형 영상보안 시스템 등 종합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회사의 의지를 적극 반영했다. 체계적인 기술 전략을 이전하는 동시에 교수진이 직접 회사를 방문해 각종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이를 통해 다누시스는 올해 ‘스마트 안전도우미’라는 범죄 예방 서비스를 출시했고, 벌써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시장이다.

MOT가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MOT는 기업의 기술 개발에 경영기법을 접목해 투자 대비 최대 효용을 얻는 방법론이다. 경영전문대학원(MBA)이 주로 회계나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다면 MOT는 기술 혁신이 핵심이다. 1990년대 초 매사추세츠공대(MIT)가 MOT 과정을 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보급됐는데 국내에서도 2006년 MOT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최근엔 ‘제4차 산업혁명’이 미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학계와 기업의 관심이 뜨겁다. 2000년 초반 불었던 MBA 바람이 MOT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혁신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술이전이나 사업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MOT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2016년 MOT 썸머스쿨’를 개최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MOT 썸머스쿨은 학계 연구자와 현장 경영인이 한 자리에 모여 MOT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다. 8월 19일~20일 양일간 열린 올해 썸머스쿨에는『축적의 시간』으로 화제를 모은 이정동 서울대 교수,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등과 김경전 IBM 실장, 조영준 페이스북 이사 등 업계 전문가가 총출동했다.

강연이 열린 신촌 연세대 경영관은 이틀 내내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MOT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고승태(32)씨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지식과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며 “현장 기업인의 진솔한 고민을 가까이서 접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행사 기간 동안 ‘MOT 패밀리기업 양해각서(MOU)’ 체결식도 열렸다. 7개 MOT전문대학원과 50여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했는데 MOT 전문 인력 양성 속도를 끌어올리고, 대학과 기업이 사안별로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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