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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러시아…” 아시아 리듬체조 퀸 손연재 아쉽게 메달 획득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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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 예선전에서 연기하는 손연재.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의 퀸에게도 러시아의 얼음 장벽은 높았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리듬체조계를 평정한 손연재(22ㆍ연세대)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 결선에서 총점 72.898점으로 4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전날 치러진 예선 경기에서는 총점 71.956점을 기록, 5위로 통과했었다.

경기 내용 자체는 손연재에게 더 할 나위없이 좋았다. 경기 전 타 선수가 점수에 재심을 청구하는 동안 3분여 가량 대기를 하면서 지켜보는 국민들도 긴장을 했었다. 하지만 손연재는 1경기 후프에서 영화 팡팡 OST에 나온 왈츠 곡을 배경음악으로 1분28초 가량의 완벽한 후프 연기를 보여줬다. 18.216점을 땄다.

2경기 볼 종목에서 손연재는 영화 대부에 나오는 ‘팔라 피우 피아노’ 곡을 배경으로 연기를 진행했다. 어깨 라인의 아름다움을 살린 볼 터치 기술과 깔끔한 연기가 눈에 띄었다. 경기를 해설한 김윤희 KBS 해설위원(2014 인천아시안게임 은메달)은 “(손연재의 연기가) 깨끗하고 굉장히 정확하다”는 평을 했다.

3경기 곤봉 종목은 재주넘기로 시작했다. 손연재는 곤봉을 휘두르면서 현란한 손재주를 자랑했다. 손연재가 어깨를 흔들면서 특유의 귀여움 가득한 표정을 보여줄 때에는 관중들의 관심이 더욱 쏠렸다. 곤봉 종목에서는 예선 점수 18.358점보다는 낮은 18.300점을 기록했다. 손연재는 경기를 마친 뒤에는 활짝 웃으며 태극기를 흔드는 교민들에게 보답 인사를 하기도 했다.

곤봉 종목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가 실수를 하는 이변이 벌어지기도 했다. 쿠드랍체바는 경기 중 곤봉을 놓치고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17.883점을 기록해 엉엉 울었다. 손연재의 경쟁자인 벨라루스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 역시 실수를 해 16점대 점수를 받은 뒤 눈물을 보였다. 신수지 SBS 해설위원은 ”올림픽은 하루에 4경기 예선을 하고 다음날 4경기 결선을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어 실수가 다른 대회에 비해 많게 된다“고 말했다.

4경기 리본에서 손연재는 18.116점을 기록했다. 예선 당시 점수가 17.866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높아진 점수다. 리베르탱고를 배경음악으로 리본 연기를 펼친 손연재는 큰 동작으로 시원한 진행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늘 높이 리본을 던졌다가 덤블링을 하면서 연기를 이어가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손연재는 결국 1~4경기 모두에서 실수 없는 무결점 연기로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손연재 선수에 대한 격려와 애정이 쏟아졌다. 네티즌 line****는 ”리듬체조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올림픽) 결선까지 오른 손 선수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네티즌 뻬르**는 ”아시아에서 아제르바이잔과 한국만 출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리듬체조 결선 경기에서는 20일 예선 1위로 통과했던 러시아의 마르게리타 마문이 총점 76.483점으로 금메달,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는 총점 75.608로 은메달을 따냈다. 벨라루스의 멜라티나 스타니오우타는 총점 71.133점에 그쳤다. 우크라이나 간나 리자트디노바는 총점 73.583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현택ㆍ홍수민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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