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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전국이 미술 축제로 물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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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미술계 축제로 전국이 물든다. 3년마다 열리는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트리엔날레(Triennale)'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를 비롯해 2년마다 개최되는 '비엔날레(Biennale)'가 광주와 부산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진행되는 비엔날레들이 모두 짝수 해에 진행되는 특성으로 올 하반기에 몰려 있는 데다 공공예술 트리엔날레까지 가세하면서 올 하반기 대한민국은 미술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3년마다 열리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2년만에 돌아온 서울·부산·광주 비엔날레

특히, 올해 열리는 예술 행사는 기존 전시, 회화 중심에서 설치, 영상,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것은 물론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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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의 대표작품. 안양예술공원의 랜드마크, MVRDV의 안양 전망대. [사진제공=안양문화예술재단]

▶ 도시 전체가 미술관, 국내 유일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2005년 첫 선을 보인 뒤 11년간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한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Anyang Public Art Project)가 오는10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두 달간 안양예술공원과 안양 시내 일대에서 5회째 개최된다.

APAP는 3년마다 개최되는 국내 유일 공공예술트리엔날레다. 지난 11년간 도시 전체에140점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안양의 지형, 문화, 역사 등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어 도시 곳곳에서 미술·조각·건축·영상·디자인·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공공예술 작품을 선보이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도시 자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올해 열리는 'APAP 5'는 앞서 네 차례 행사와 달리 주제를 따로 정하지 않고, 'APAP 5' 자체를 주제로 다룬다. 공공예술이라는 낯선 분야를 대하는 시민들에게 난해한 주제를 설정해 혼란을 주기보다 'APAP 5'라는 공공예술프로젝트 자체를 시민들이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이 다니는 모든 공공의 장소가 예술 공간으로써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또 공공예술이 갖는 여러 요소를 다각도로 살펴 자연과 사회, 예술이라는 다양한 관점에서 APAP만의 차별성을 다양한 작품으로 구현해낸다.

APAP 5의 예술 감독은 재미 큐레이터인 주은지(46)씨가 맡았다. 주 감독은 미국 뉴욕 뉴뮤지엄(NEW Museum)에서 키스 해링 디렉터 및 교육과 공공 프로그램 큐레이터를 역임했다.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아 양혜규 작가의 전시 '응결(Condensation)'의 기획자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APAP 5참여 작가들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외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20여명(팀)의 작가들이 공공조형물 설치를 비롯한 다양한 공공예술 프로그램을 선뵐 예정이다. 현재까지 국외 12개 팀, 국내 7개 팀, 안양 연고 작가 3팀으로 총 22개 팀이 선정됐으며 오는 9월 최종 참여작가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외 작가로는 안양예술공원 내 <웰컴센터>를 설계하고 있는 팀 수퍼플렉스(덴마크)를 비롯해, 가브리엘 시에라(콜롬비아), 다미안 오르테가(멕시코), 마이클 주(미국),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아르헨티나), 얀 보(덴마크) 등이 참여한다.

회화·조형·설치뿐만 아니라, 영화·패션·사운드 등 새로운 분야 작가들의 참여가 더욱 눈길을 끈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영화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수상한 미술작가이자 영화감독 임흥순씨와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주요 매체로 작품 활동을 하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김소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김소라씨가 참여한다. 만화·영상 등의 매체로 작업 활동을 하며 금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선정된 믹스라이스(mixrice)도 주목할 만하다.

APAP 5 개막식은 오는 10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안양예술공원과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린다.

▶ 국제 미디어아트 전시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2000년 '미디어시티'라는 명칭으로 시작해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디어아트 전시다. '미디어시티 서울 2016'은 9월 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과 남서울생활미술관, 북서울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등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NERIRI KIRURU HARARA)'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일본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 '이십억 광년의 고독'에 나오는 상상 속 화성인의 말에서 가져왔다. 이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언어, 또는 미지의 것으로 남아있는 과거 또는 현재의 언어를 표현하려는 '미디어시티서울' 2016의 기획 방향을 담고 있다.

해외 작가로는 구겐하임미술관에서 휴고 보스 상을 받고 퐁피두 센터 등에서 전시회를 연 피에르 위그와 올해 상파울루 비엔날레 참여작가인 에두와르도 나바로, 마니페스타 11에 참여한 마르게르티 위모 등이 참여한다. 예년과 달리 젊은 작가와 여성 작가의 참여 비율이 높아졌고,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제3세계 작가들이 다수 참여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해외 유명 스타 작가 참여 활발, 광주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는 국내 대표 비엔날레로 자리잡았다. 9월 2일부터 열리는 광주비엔날레는 27개국에서 온 97개 팀 119명이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WHAT DOES ART DO)'라는 주제로 11월 6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의재미술관 등지에서 열린다.

2011 베니스비엔날레 스페인관과 2010 상파울루비엔날레 참여작가 도라 가르시아, 2015 베니스비엔날레 참여작가 필립 파레노, 2003 베니스비엔날레와 2012 카셀도큐멘타 참여 작가 왈리드 라드 등 스타 작가들이 참여한다.

최근 현대미술의 메카로 부상한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다수 참여한다. 2010 베니스건축비엔날레와 2006 베를린비엔날레 참여작가이자 독일의 대표 작가인 미하엘 보이틀러, 2015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참여작가인 히토 슈타이얼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2013년 에르메스 미술상을 받은 정은영과 옥인 콜렉티브의 멤버 이정민을 비롯해 박보나, 차재민, 이주요, 정지현, 강서경 등 국내 참가 작가들도 다양하게 참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중일 작가들 모여 아시아 미술 재조명, 부산비엔날레

2016 부산비엔날레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을 주제로 9월 3일부터 11월30일까지 부산시 해운대 부산시립미술관과 남구 부산문화회관, 수영구 고려제강 수영공장 등에서 개최된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1 전시에서는 '언, 어더 아방가르드 중국-일본-한국(an/other avant-garde china-japan-korea)'을 주제로 세 나라의 1960∼80년대 자생적 실험미술이 공개될 예정이다. 김구림·이강소·하종현 등 한국작가 23명(팀)을 비롯해 중국작가 27명(팀)과 일본작가 14명(팀) 등 총 64명(팀)이 137점을 출품한다.

특히 한·중·일 큐레이터가 함께 모여 각국의 전위미술을 기획했다. 중국은 문화대혁명(1976)부터 톈안먼사태(1995)까지의 저항과 갈등의 시기를, 일본은 히로시마 원폭 이후부터 1980년대 말까지의 전위예술을, 한국은 단색화와 민중미술에 가려졌던 개념미술, 해프닝, 미디어아트 등의 영역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동아시아 3개국의 전위예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밖에 학술, 공연, 교육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학술 행사는 아방가르드를 주제로 각종 심포지엄 및 강연 등으로 구성됐으며, 공연은 음악·무용·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산지역 문화예술인 및 단체와 협력해 선보일 예정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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