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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따고 김치찌개 회식? 여자배구 열악한 현실 고발한 네티즌 글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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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에 떠돌고 있는 여자배구 대표팀의 회식사진. 선수들은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뒤, 김치찌개집에서 회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리우 올림픽 8강에서 탈락해 아쉬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자배구 대표팀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한 한 네티즌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16일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부동의 에이스 김연경이 27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박정아 선수 등이 리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패배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일부 네티즌들은 패배의 책임을 박정아 선수에게 돌리며, 박 선수의 인스타그램에 악성 댓글을 퍼부었다. 결국 박 선수는 자신의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처럼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한 네티즌이 온라인에 '박정아 선수가 바로 한국여자배구 현실이에요'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남자 배구에 비해 홀대받는 여자 배구 대표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의 이 글은 온라인 상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글은 여자 대표팀에 대한 배구협회의 무성의한 지원을 꼬집고 있다.

남자배구보다 국제성적이 월등히 좋은 여자배구가 남자대표팀에 비해 국제대회 출전기회가 적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여자대표팀의 회식 장소가 김치찌개집이었다는, 실소를 자아내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결국 김연경 선수가 자비를 들여 고급 레스토랑에서 2차를 했다고 한다.

실제로 여자대표팀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 팀닥터와 통역 없이 출전해, 취재 온 방송사 기자가 대신 통역을 맡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배구협회 관계자는 "AD카드수가 제한된 시스템 상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다음은 화제의 글 '박정아 선수가 바로 한국여자배구 현실이에요' 전문이다.

욕하지 마세요. 그게 한국 여자배구 현실입니다.

국제성적은 남자배구보다 여자배구가 훨씬 월등한데 대한배구협회는 프로리그 얼빠몰이나 하면서 돈 좀 더 받는 남자배구만 지원합니다.

매년 열리는 국제대회에 여자배구는 세계 1등급 국가만 참가하는 그랑프리 1그룹인데도 돈 없다 스폰 없다 하면서 출전포기했어요.

그 징계로 그랑프리는 참가도 2017년까지 못하고 2018년부터 밑바닥인 3그룹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게 1그룹 유지보다 3그룹에서 1그룹 올라오기는 하늘의 별 따기며 3-2 2-1그룹으로 승격시합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 3년 걸리는 거고요.

반면 몇 년째 올림픽도 못 나가고 국제대회에선 이미 변방으로 밀린 남자는 매년 열린 월드리그 2그룹 경기도 꼬박 후원하고 지원하죠.

그 와중에 배구협회는 2012년 사옥 새로 만든다고 빚더미에 오른 하우스 푸어에 2014년 여자배구 아시안게임에 금메달 땄을 때 회식을 김치찌개 집으로 잡아 빡친(화가 난) 연경선수가 자비로 고급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긴 건 유명한 일화이고 2012년 신사옥으로 빚더미 위에 있을 때 여자배구 대표팀이 런던 올림픽에서 4강 기염을 토하니 메달 따면 줄 포상금이 없어서 메달 딸까 전전긍긍한 건 알려지지 않은 블랙코미디죠.

혹자는 피겨 김연아 선수의 유일한 약점이 국적이라 하지만 개인 스포츠가 아닌 단체 스포츠에서 김연경 선수는 연아 선수 이상으로 국적에 발목 잡힌 선수입니다.

배구 전문가들은 미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세르비아 중국 등 메달권 국가에 김연경이 있다면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금메달 딸 거라고 예상합니다.

이게 한국배구 특히 여자배구가 겪는 현실입니다. 그나마 핸드볼은 우생순 덕에 조명받지만 여자배구는 연경 선수 없었다면 더 암울했을지도 몰라요.

모든 체육협회가 양궁만 같다면...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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