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환율 양 날개 다 펼친 항공주…하반기 포트폴리오에 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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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부진했던 항공주가 오랜만에 날개를 활짝 폈다. 여름 성수기 여객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환율·유가 등 제반 여건이 좋아진 덕분이다. 최근 한 달 새 대한항공 주가는 15% 상승했고,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23% 급등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매출액은 2조8177억원으로 전년대비 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1592억원)에 성공했다.

준수한 실적에 삼성증권은 대한항공의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수정했고, 목표주가는 기존 2만9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분기 매출액이 3% 늘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성수기 시즌 출발도 긍정적이다. 일단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대형 악재가 없다. 올 7월 인천국제공항 여객수송량 528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국인 출국자 수도 2분기의 경우 전년대비 14% 늘어 대한항공의 국제선 수송실적(RPK) 역시 6% 증가했다. 그동안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았던 화물 수송도 부진을 차츰 벗어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수요·환율 양 날개를 모두 편 만큼 항공주가 당분간 좋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항공유 가격이 50달러선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항공사 입장에선 유류비 절감 효과가 작지 않다. 달러 약세도 호재다. 해외여행 수요를 늘리는 동시에 항공사의 외화 부채와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대신증권 이지윤 연구원은 “메르스 기저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3분기 대한항공은 2010년 이후 사상최대 영업이익과 순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계열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건 우려된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부실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타이어 인수가 변수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경우 한진해운 대규모 추가 지원이 주가 하락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며 “가능성은 작지만 당분간 제거될 수 없는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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