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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쏜 총에 흑인이 또…미 위스콘신 비상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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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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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경찰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가두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 곳에서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흑인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자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13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검문을 피하던 흑인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미국 내 경찰과 흑인간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흑인들의 격렬한 시위로 경찰차 7대가 불타고 경찰 4명이 부상을 입자 위스콘신 당국은 14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에 동원 대기령을 내려 유사시 방위군 투입을 예고했다.

밀워키 흑인 시위로 경찰 넷 부상
“총격 경찰도 흑인” 달래기 안간힘

CNN 등 현지 언론은 14일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밀워키 내 대규모 흑인 시위와 관련해 이날 주 방위군에 대기령을 내리고 방위군 125명을 밀워키 무기고에 대기시켰다고 보도했다. 워커 주지사는 “주 방위군은 경찰 요청이 있으면 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3일 흑인 실빌 K. 스미스(23)가 차량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 총격에 사망하면서 발생했다. 이에 항의하는 2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이날 밤 격렬 시위에 나서면서 주유소와 은행 등 6개 업소와 경찰차 7대가 전소됐다. 시위대는 또 경찰차에 있는 경찰에게 돌을 던지는 등 경찰 4명에게도 부상을 입혔다. 경찰은 이날 시위자 17명을 체포했다.

14일 에드워드 플린 밀워키 경찰서장은 “스미스의 차량이 수상해 경찰이 검문에 나섰고 스미스는 당시 총알 23발이 장전된 권총을 들고 있었다”며 “이번 총격은 법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총격을 가한 경찰관도 24세 흑인이었다”며 인종 갈등 차단에 안간힘을 썼다. 스콧 주지사도 “지역 교회와 공동체 지도자를 만나 해결책을 논의하겠다”며 폭력시위 자제를 당부했다.

이날 밤 시위에서도 3차례의 총격으로 1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소요 사태가 이어졌다. 앞서 스미스의 동생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 미친 짓은 경찰이 촉발했다”며 시위대를 결집시켰다. 밀워키 흑인 거주지역 대표자인 알더먼 레이니도 AP와의 인터뷰에서 “밀워키의 흑인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하나의 경고음”이라고 주장해 잇단 갈등을 예고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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