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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장중한' 오페라 갈라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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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신지화.김수정.나경혜, 바리톤 장유상.최현수.고성현.김동규.전기홍.김동섭.한명원, 베이스 연광철.임철민….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년 30회째를 맞는 중앙음악콩쿠르 성악 부문의 역대 입상자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올해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우승자인 베이스 손혜수,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 주역 가수로 활동 중인 베이스 전승현도 중앙음악콩쿠르 출신이다.

지난해부터 중앙음악콩쿠르 역대 입상자들이 꾸며온 '중앙일보 여름 음악회'가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지난해 바이올린(피호영).첼로(김이선).피아노(김대진)의 협연 무대에 이어 올해는 성악 부문 입상자들이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꾸민다.

역대 입상자들의 면면을 본다면 콘서트 형식으로 오페라 전막 공연도 가능하겠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갈라 콘서트로 국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프라임필하모닉을 지휘할 장윤성(41.창원시향 상임지휘자)씨도 1986년 이 콩쿠르의 작곡 부문 입상자 출신이다.

이번 음악회에 출연할 소프라노 박정원(44).베이스 양희준(43).테너 김재형(30)씨를 예술의전당 야외 카페에서 만났다. 박씨와 양씨는 해외 유학 후 외국서 활동하다 국내로 무대를 넓힌 경우이고, 김씨는 음악대학 졸업 후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하다 독일 카셀 오퍼 주역가수로 발탁돼 곧장 외국으로 진출한 경우다. 국내 최고수준의 성악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중앙음악콩쿠르의 위상을 확인케 해주는 대목이다.

"3명이 한 무대에 서는 공연이다보니 곡목 선정에 애를 먹었어요. 오페라 아리아.중창 등으로 꾸며지는 하이라이트 공연인 갈라 콘서트이긴 하지만 이것 저것 잡다하게 모아놓은 옴니버스 스타일은 탈피하고 싶었어요. 작품도 한 두개로 축소하려고 했으나 결국 전반부를 모차르트 위주로 꾸미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죠."(박정원)

"모차르트는 선율이 단순해 보이지만 기교나 음역 면에서는 매우 어려운 편이에요. 연주 효과도 별로 나지 않는 편이죠. 유명 아리아와 중창도 포함시켰지만 바그너의 경우 좀처럼 자주 듣기 힘든 레퍼토리예요. 모차르트와 바그너가 프로그램의 특징인 셈이죠. 늘상 듣는 유명 아리아들이 아닌 만큼 관객들도 진지한 태도로 들어주었으면 해요."(양희준)

"박정원 선생님과는 데뷔 시절에 레하르의'메리 위도',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남녀 주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어요. 사실 모차르트는 듣기에는 쉬워도 연주하려면 탄탄한 기본기가 뒷받침돼야 해요. 모차르트를 프로그램으로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죠." (김재형)

이번 공연에서 박씨는 국내 최고의 프리마돈나로서 경험에서 오는 성숙한 무대를, 양씨는 바그너 등 평소 오페라 갈라 무대에서는 자주 들을 수 없는 색다른 레퍼토리를, 김씨는 외국 무대 진출에 성공한 국내파 성악가의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3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만~5만원. 1588-7890, 02-751-9628.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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