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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에서 봉산탈춤, 배움·나눔 여행 기획…공부 비법 동영상 3000개 무료 인터넷 공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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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문화놀이터’ 대표 김명진
피렌체 한식 축제 등 참가자들이 주도
생태·봉사 등 세상 바꾸는 여행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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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나눔’이 결합된 여행을 기획하는 ‘문화놀이터’의 김명진 대표. 그는 “즐거우면서도 의미 있는 도전이 넘치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8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해누리타운에 있는 ‘문화놀이터’ 사무실, 밖을 향해 걸어놓은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커다란 천 위에 ‘The world is our playground!(세계는 우리의 놀이터다!)’라 적혀 있다. 김명진(32) 대표의 책상 위엔 인기 만화 ‘원피스’의 피규어가 그득하다.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의 삶을 동경해요. 세상을 떠돌며 모험을 하고, 친구를 사귀고, 이들과 힘을 모아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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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문을 연 문화놀이터의 정체성은 애매하다. 축제기획을 하면서 여행 루트를 짜고, 국제 교류 행사나 봉사활동을 계획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배움(Learn), 즐거움(Enjoy), 나눔(Share)을 키워드로 하는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20~30대 젊은이들 위주로 ‘청춘문화놀이단’을 꾸려 함께 여행을 기획한다.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 피렌체에 들러 한국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페스티벌을 열기도 하고, 봉산탈춤을 배워 베네치아(베니스)의 가면 축제에 참가하기도 했다. 올 2월에는 세계 3대 카니발의 하나인 프랑스 니스 카니발에 공식 초청돼 부채춤과 농악 등 한국 문화를 알리는 퍼레이드를 했다.

“여행 멤버들이 팀을 나눠서 전시장을 섭외하고, 강사를 초청해 탈춤이나 전통무용 등을 배웁니다. 그냥 둘러보고 돌아오는 여행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는 여행을 직접 만들어가는 거죠.”

이런 프로그램을 떠올린 것은 대학(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때 떠난 일본 여행에서였다. “도쿄의 요요기 공원을 갔는데 ‘태국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어요. 낯선 도시 한복판에서 또 다른 문화를 만나는 경험이 신선하게 다가왔죠. 직접 이런 축제를 기획해보고 싶었습니다.”

졸업 후 회사를 만들고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여행+축제기획’을 함께할 멤버를 모집했다. 처음에는 5~6명의 소규모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가 늘어나 4년 반 동안 1067명의 친구들과 17개국 40개 도시에서 각종 행사를 열었다. 네팔에서는 어린이도서관 설립을 위한 기부파티를 개최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시골마을 학교를 찾아가 교사들과 현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도 가졌다.

청춘놀이단 진행에 드는 비용은 참가자들이 낸 경비 로 충당한다. 항공료, 숙박비 등을 내고 행사 기획, 진행까지 해야 하는 여행을 누가 가겠나 싶지만 다녀온 사람들 중엔 다시 참가하겠다며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무모하게 부딪치며 무언가를 내 손으로 해냈다는 쾌감이 큰 것 같아요. 니스 카니발에 갔을 땐 외국 참가자들이 한복을 보며 ‘정말 아름답다’고 감탄하고,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이는 교민들도 계셨어요. 즐거우면서도 뿌듯한 기억이죠.”

김 대표의 명함에는 ‘be현실주의자’라는 닉네임이 새겨져 있다. 그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겠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문화 교류 활동 외에도 ‘생태 여행’ ‘봉사 여행’ 등 ‘세상을 바꾸는 여행’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부의 신’ 사이트 대표 강성태
“왜 해야 하나”동기 부여하고 방법 전수
모든 중고생에게 멘토 맺어주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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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 강성태 대표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사진 김상선 기자]

‘공부 전문가’강성태(33) 대표는 학생들에게 공부 잘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이로 유명하다. 단순히 공부의 노하우만을 전수하지 않는다. 공부를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가 운영하는 ‘공부의 신(공신)’ 사이트에는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효과적인 공부법을 알려 주는 강의 동영상 3000여 개가 올려져 있다. ‘인간다운 삶을 포기해라’ ‘게임처럼 공부하는 법’ 등 특이한 강의 제목이 많다. 계획표 짜는 법, 집중하는 법, 노트 필기하는 법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노하우도 소개돼 있다. 강의는 모두 무료다.

강 대표는 “공부는 인생 자체”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즐기며 살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대하는 근본적인 자세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공부를 잘하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데, 이 역시 인생을 살아가는 노하우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공신’의 출발은 강 대표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경상북도 문경시 점촌에서 자란 강 대표는 중학생이 될 무렵 서울로 전학을 왔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던 시골 소년은 어렵사리 비평준화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성적이 꼴찌에 가까웠다.

“내 공부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고 나름 효과가 있는 방법들을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다섯 살 아래인 남동생을 위해 적은 건데, 동생은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성적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강 대표는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입학했다. 대학교에 다니면서는 경험을 살려 교육 봉사활동을 했고, 2006년 동생과 함께 학내 동아리 ‘공부의 신’을 만들었다. 규모가 커져 2008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한 게 지금의 ‘공신’이다.

함께하는 학생들이 늘고 보람 있는 순간도 많아졌다. 강 대표는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서 자란 여학생이 명문대에 입학한 뒤 ‘공신’ 덕분에 성적이 많이 올랐다며 자신도 멘토를 하고 싶다고 찾아온 적이 있다”며 “이처럼 ‘공신’ 강의를 듣고 자신의 꿈을 이룬 아이들이 다시 멘토로 참여하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신’은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청소년 권장 사이트 우수상, 2009년 소셜벤처 전국경연대회 창업부문 대상, 2013년 국무총리 표창 등을 받았다.

서울 성수동 ‘공신’의 사무실 벽에는 ‘빈부와 지역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모든 학생에게 공신 멘토 한 명씩 만들어 주자’는 문구가 걸려 있다. ‘공신’의 비전이다.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멘토 한 명씩만 가질 수 있다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성장한 아이들은 또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고요. 이러한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공신’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글=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사진=김춘식·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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