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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스포츠·레저용품 질이 문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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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스포츠·레저용품산업이 날로 성장, 이제는 우리경제에서 어엿하게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생산액을 보면 70년 6백 80억원으로 GNP의 0·39%에 불과하던 것이 83년에는 1조 4백 30억원에 이르러 차지하는 비중도 2·28%로 크게 높아졌다.
60년대 중반 모습을 나타낸 스포츠·레저용품산업은 70년대 들면서 스포츠열기·바캉스붐에 따른 국내수요의 확대를 토대로 뿌리를 내렸다. 낚싯대·볼유·스포츠화등이 본격적으로 수출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이후 대규모 국제대회의 유치, 테니스등 레저 스포츠의 확산에다 프로스포츠의 출범까지 가세, 새로운 성장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스포츠·레저용품산업은 내수기반이 미약하고 전반적으로 품질수준이 뒤떨어지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것 또한 사실이다.
스포츠·레저용품은 스포츠의류·스포츠화·운동용구·레저용품을 포괄한다. 현재 생산업체수는 약 3백여개.
이중 종업원 10∼20명의 영세기업이 절반이다.
대기업으로는 지난 72년 코오롱상사가 스포츠의류·등산장비등을 생산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 10여곳을 꼽을 수 있을 정도.
경제기획원의 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에 따르면 83년 내수 (2천5백70억원)가 수출(7천9백50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수입액은 예상보다 적어 90억원선.
현재 내수시장규모는 3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스포츠화 부문이 40%를 넙어서고 있다.
스포츠화·의류등을 제외한 운동용구·레저용품은 지난해 1억 5천만달러어치가 수출돼84년 1억 2천만 달러보다 25% 늘었다. 주요시장은 주로 미국·일본·영국등 선진국.
급속한 외형적 성장에 비해 스포츠·레저용품산업의 내실은 아직 빈약한 편이라는 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포츠화·낚싯대·볼등의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기술과 품질면에서 선진국수준에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국에서는 유리섬유·탄소섬유·폴리우레탄등 신소재를 이용한 고급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생산공정 개선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우리의 경우 스포츠화·볼유·테니스라켓 생산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신소재 개발부진과 기업의 영세성, 전문개발인력의 부족으로 선진국상품을 모방하는 단계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스포츠화는 선수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운동화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최근 산업연구원의 기술비교에 따르면 일본을 1백으로 볼때 우리제품은 98) 기능적 설계나 디자인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운동용구는 축구공·농구공·탁구대·골프공등 11개 품목이 국제공인을 획득하는 등 품질이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볼류를 제외한 라겟류·헬스클럽용 기자재등은 일본수준의 80%선에 머물고 있어 경쟁 대상국인 대만의 90%선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6천만달러를 수출, 수출주종품의 하나로 등장한 낚싯대의 경우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릴·바늘등의 품질수준은 미흡한 상태. 골프·스키·수상경기용품등 레저·스포츠용품은 일부 품목만이 모방 생산되고 있을뿐 품질이 떨어져 외국유명브랜드에 국내시장을 내주고있는 형편이다.
우리 스포츠·레저용품산업이 덩치에 비해 취약한 것은 우선 탄탄한 내수기반을 갖지못한것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품질고급화에 필수적인 탄소섬유·덱손·고급폴리우레탄가죽·산화티탄등 고급소재가 국내생산이 안되거나 PVC가죽·화이트카본등 국내생산이 된다해도 품질이 뒤지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소재공업의 발전이 이 부문발전의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다 제조업체들이 영세한데도 한 업체에서 많은 품폭을 생산, 전문성을 결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컨대 체육기자재 제조업체들은 종업원 20∼30명 안팎의 영세기업인데도 생산품목은 1백가지가 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기업이 영세해 연구개발투자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3년 경우 매출액의 0·01%).
국내스포츠·레저붐을 타고 마구 쏟아져 들어온 외국브랜드는 우리기업의 관련기술향상에는 별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포츠·레저산업이 급속히 성장, 외화획득에도 큰 몫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관계기관의 지원은 미약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 사실상 정부내에 이 부문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는 실정으로 현황파악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며 기본적 통계자료도 변변한것이 없는 형편이다.
88년에는 6천억원 이상의 내수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스포츠·레저용품산업이 튼튼한 기반위에 성장하려면 연구개발및 정보수집체제를 강화하고 우리제품의 독자적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곽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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