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장 오래된 흙집공법 토담집

조인스랜드

입력

[월간 전원속의 내집기자]

기사 이미지

경기도 북부에 자리한 장흥, 온능역주변의 오솔길 끝자락에 위치한 ‘토담집을 짓는 사람들’의 홍명도 사장과 도예가인 그의 아내 이상철 씨는 말 그대로 토담집을 짓고 살고 있다. 애초에는 귀농을 준비하던 차에 잠시 거처할 곳으로 지은 집인데, 이곳에서의 생활도 벌써 3년을 훌쩍 넘었다. 당장 외부에서부터 기둥에 달아둔 채송화가 심어진 고무신과 찻잔, 들꽃이 담긴 항아리, 산죽에 매달린 풍경 등이 정겹게 다가온다.

홍명도 사장은 십수년전, 강원도 산골에서 자연과 동화된 화전민들이 살던 귀틀집, 흙으로 만든 토담집, 참나무 껍질로 만든 굴피집 등 소박하기 그지없는 무지렁이 집들을 보고 이에 매료되어 무작정 나무와 흙일을 몸으로 부딪쳐 배워 흙집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기사 이미지

▶ 담틀공법의 관건은 양질의 ‘흙’

강원도에서 벌채한 소나무와 양평, 장흥등지에서 난 흙으로 벽을 바르고 다른 집을 지어주다가 남은 지리산 청학동에서 가져온 산죽(대나무)을 지붕에 올려 마감한 만큼 토속적인 미가 물씬 풍긴다. 평면은 ㄱ자형을 이루는데, 실내는 2개의 방과 거실, 식당을 겸할 수 있는 주방, 그리고 타일로 마감한 욕실로 구성되었다. 독특하게 주방은 거실에 비해 단 차이를 두어 자칫 단순해 질 수 있는 내부공간에 포인트가 되어주고 있다. 또한 주방은 나무로 만든 싱크대와 벽면 가득 짜 넣은 선반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거실에는 역시 흙으로 다져 만든 벽난로를 두었고 떡판을 가운데 두어 찻상으로 활용한 가운데,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수집했다는 각종 향토적인 소품들이 흙집의 운치를 돋운다.

기사 이미지

현대로 치면 콘크리트의 거푸집에 해당하는 담틀을 이용하여 그 틀에 황토를 채워나가면서 다졌다. 콘크리트 건물의 경우 하나의 거푸집으로 벽 하나 전체를 만들지만 토담집은 아래에서부터 20㎝정도씩 단계적으로 올라가면서 벽을 형성한다. 이렇게 담틀로 벽을 만들 때는 흙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담틀에 사용하는 흙은 물기가 없는 듯한 느낌의 흙이 좋다고 한다. 2~3일 정도면 겉은 마르고 속은 약간의 습기가 남는데 이렇게 마른 안쪽 흙이 적당하다. 이렇게 형성된 벽은 비를 맞아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견고하다. 하지만 담틀은 노동력을 요하는 만큼 기술력과 손이 많이 가는 공법이다.

▶ 설계 및 시공· 토담집을 짓는 사람들

토담집에 안성맞춤인 소품들


어색하지 않게 마치 흙집과 하나인 양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소품들. 각종 도기, 풍경, 짚으로 만든 곤충 등 질박한 모양에 토속적인 질감을 가져 흙집의 분위기를 한결 운치 있게 해준다. 이처럼 흙집에는 역시 토속적인 이미지의 소품이 제격인가 보다.

애초에 특별한 계산 없이 지은 집이기에 장식도 꾸밈없이 그저 보기 좋게 손닿는 대로 두었다. 왠지 심심할 것 같은 곳이 보이면 ‘척’하니 손에 닿는 것 하나 걸어 놓아 꾸민집. 하지만 어질러 보이거나 어설픈 구석은 하나 없고 오히려 편안한 느낌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흙집을 배경으로 오래 써서 낡고 손맛이 깃든 소품들이 적당히 제자리를 찾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완벽하고 치밀한 장식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났을 지도 모를 일이다.

제공 : 월간 <전원속의 내집>www.uujj.co.kr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