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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찾은 김제동 “대통령도 외부세력” 발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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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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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42·사진)씨가 지난 5일 밤 경북 성주에서 헌법을 거론하며 대통령도 외부세력이라고 한 발언 등을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이날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사드 없어도 북한 막아낼 수 있다”
촛불문화제 참석해 비판 쏟아내
“개인 영향력 높이려 이용” 지적도

김씨는 “국가 안보라는 것은 무엇일까. 헌법 제1조 1항에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되어 있다. 공화국(共和國)의 뜻은 함께 쌀을 나눠 먹는 나라다. 사람들이 밥을 나눠 먹지 못하고 아스팔트에 앉아 있게 만든다면 그것은 헌법 1조 1항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법 1조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헌법 전체를 통틀어 권력이라는 단어는 제1조 2항에 딱 한 번만 나온다. 전부 다 대통령의 권한, 국회의 권한, 행정부의 권한, 사법부의 권한이다. 그래서 권력은 오로지 국민에게만 있고 나머지는 모두 권한, 국민이 가진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최근 강신명 경찰청장이 사드 반대 세력을 거론하면서 ‘외부세력’이라는 언급을 한 데 대해 김씨는 “(그런 규정대로라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장관도 외부세력이다. 그들은 성주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며 “다시 말해 그들이 외부세력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강 청장은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경북 성주를 방문해 계란 세례를 받았다. 집회에 외부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부세력으로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선 “성주 군민이 아닌 사람을 우선 외부세력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주 내부에서 제3의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대안을 제시하라고 공무원들한테 월급 주는 거다. 대통령한테 월급 주는 것이고, 공군 1호기 태워주는 것이고, 해외 순방할 때 우리 세금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드 배치가 없어도 2014년 전 세계 기준으로 무기수입 1위인 우리나라는 충분히 북한 정도 되는 나라를 막아낼 수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7일 김씨의 사드 배치 반대 촛불문화제 참석을 ‘선동’이라며 비난했다. 지상욱 새누리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일부 연예인 등이 직접 성주에 가서 대통령 비방에 열을 올리며 노골적인 선동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성호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양한 의사표현은 존중될 수 있지만 사드와 같이 국가 안보가 걸린 문제가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이슈로 이용되면 안 된다”며 “우리 안보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북한 핵 문제 등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사드 배치를 무조건 반대하면 내부 분열만 조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씨 측은 본지 기자에게 “성주 발언은 거기에서 끝내겠다. 비판에 대해 반론을 하면 자꾸 얘기가 커진다. 일절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성주·서울=김윤호·이지영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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