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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성형수술의 철학자’ 성화 봉송 이튿날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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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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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고령으로 인해 휠체어를 타고 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한 이보 삐땅기. [로이터=뉴스1]

브라질의 저명한 성형외과 의사인 이보 삐땅기가 리우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한 이튿날인 6일 별세했다. 90세.

엉덩이 성형 대가 브라질 삐땅기
재난 피해자 무료 치료 등 선행

BBC는 삐땅기가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령인 그는 숨지기 하루 전, 브라질이 최초로 개최한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휠체어를 탄 채 성화 봉송 릴레이에 참여했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서 의학을 공부한 그는 성형대국 브라질을 만든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브라질식 힙업 수술인 엉덩이 성형수술의 대가로, 그의 수술을 받기 위해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유명인들이 브라질을 찾았다. ‘성형수술의 철학자’로도 불린 삐땅기는 “성형수술은 정신적인 치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내적 장애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성형수술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쌓았지만 그가 ‘브라질 미(美)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사랑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재난 피해자들을 무료로 치료하는 등 끊임없이 선행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특히 1961년 503명이 사망한 리우데자네이루주 니테로이시의 대형 화재 땐 수주 간 재난 현장에서 화상 환자들을 치료하기도 했다. 훗날 인터뷰에서 그는 “니테로이시 화재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삶에서 외모가 매우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은 성명을 발표해 “삐땅기는 사람들의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데 헌신했다”고 추모했다. 한국에도 그의 이름을 딴 성형외과 의원들이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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