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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운영 건강포털에 올라온 '아름다운 가슴' 기준 제시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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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건강정보포털에 있던 글 `유방 성형술: 아름다운 가슴이란`에 올라온 그림 [사진 의료정보포털사이트 메디업 제공]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가 관리하는 건강 포털 사이트에 여성 가슴의 미적 기준을 제시하는 글이 올라있다 논란이 되자 삭제됐다.

보건복지부·대한의학회 건강정보포털
여성 가슴 미적 기준 세세하게 제시
논란 일자 4일 글·그림 모두 삭제
의학회 “소비자 입장 배려 못해 죄송”

이 사이트는 국가건강정보포털. '유방 성형술: 아름다운 가슴이란'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여성의 가슴을 이렇게 길게 정의한다.

"가슴은 우리 여성들의 신체 중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소중히 여기는 한 부위로 아기에게는 생명의 정수를 물려주는 곳이요, 남편에게는 애정을 나누어 주는 곳이며, 여성 본인에게는 자신의 미적 가치를 표현하는 곳입니다. 또한 가슴은 제2의 성기라고 할 만큼 여성에게는 여성으로서의 의미와 자존심이 표현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 "현대인의 기준에서 볼 때 아름다운 가슴은 우선 적당히 풍만하고 탄력이 있어야 하며 원추형의 모양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한국인에게 아름다운 가슴은 대략 한쪽에 250cc 정도의 크기"라며 구체적인 묘사와 수치를 나열했다. 이어 “이상적인 가슴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목젖 밑의 흉골의 중심과 유두를 연결한 라인이 정삼각형을 이루고 있어야 하며,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유두가 어깨와 팔꿈치의 중간지점에 위치하여야 합니다. 수치를 통해 이상적인 가슴의 기준을 살펴보면 쇄골의 중심과 유두 간의 거리(A)는 18~20cm정도, 그리고 흉골의 중심과 유두를 연결한 거리(B)는 20~22cm 정도, 양쪽 유두 사이의 거리(C)는 18~22cm 정도가 좋습니다. 유두에서 가슴 아래쪽까지의 길이(D)는 5~7cm 사이이고, 유륜의 직경(E)은 4cm를 넘지 않아야 하며 유두가 살짝 올라간 모양이고 그 색깔은 연한 적색을 띠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글은 2011년 국가건강정보포털 사이트가 오픈할 때부터 올라 있었다. 대한성형외과학회가 만든 것을 운영자인 대한의학회가 받아서 올린 것이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당시 유방암 수술 후 재건술, 수술 후 관리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 이를 반영해서 성형외과학회가 만들었다. 전체 유방질환 정보 꾸러미의 일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의학적 지식을 국민에게 전달하면서 소비자의 입장과 눈높이를 배려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는 4일 오전 해당 글을 삭제하고 건강포털 홈페이지 첫 화면에 '알리는 말씀'을 띄웠다. 복지부는 "국가건강정보포털에 포함된 일부 건강 정보의 내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돼 이를 삭제했다"며 "대한의학회 및 관련 전문가와 함께 포털에 포함된 다른 건강정보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거쳐 양질의 건강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전부터 있던 글인데 그 동안 제대로 관리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잘 관리해서 좋은 건강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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