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왜 씨가 없을까 … 수꽃이 없기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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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반시에는 왜 씨가 없을까.

일부에서는 청도의 독특한 토양.기후를 꼽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도 반시를 연구해 온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의 조기동(51) 과수담당은 "청도 감나무의 대부분은 암꽃만 있고 수꽃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과수는 하나의 꽃에 암술과 수술이 있지만 감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나무나 인근 나무에 수꽃이 없으면 수분이 안 돼 씨가 생기지 않는다.

다른 과일은 씨가 생기지 않으면 모양이 일그러지는 등 과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지만 감은 씨 없이도 정상적으로 자란다는 것이다. 또 청도 반시 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피는 시기가 달라 수분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도 원인으로 들었다.

조씨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1999년 수꽃이 있는 감나무를 암꽃만 있는 청도 반시 나무에 접붙이기를 해 5년 만인 지난해 보니 감에 씨가 있었다고 했다. 2003년에는 상주의 감 시험장에서 가져온 수꽃의 꽃가루를 인공수정한 뒤 확인해보니 역시 씨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농민들이 접붙이기를 통해 감나무를 번식하면서 암꽃만 피는 감나무를 계속 늘려 씨 없는 감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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