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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남녀 함께 '金사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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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2년마다 열린다. 그때마다 세계 양궁계는 "그레이트 코리아"를 외쳐댄다. 계속 선수가 바뀌면서도 금메달을 휩쓸어가는 실력에 대한 찬사와 함께 시샘도 어우러져 있다.

한국 남녀 궁사들이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끝난 제42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동반 우승하며 세계 정상임을 재확인했다.

여자는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을 2백52-2백33으로 여유있게 제압했고, 남자도 결승에서 스웨덴을 2백38-2백34로 물리쳐 뉴욕 하늘에 연거푸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한국이 남녀 단체전에서 동반 우승하기는 1997년 캐나다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3.은2.동1개를 따내 종합우승했으며 시드니 올림픽 2관왕 윤미진(20.경희대)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2관왕을 차지했다.

윤미진.이현정(20.경희대).박성현(20).박미경(21.이상 전북도청)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우크라이나를 2백44-2백23으로 가볍게 이겼으며 일본과의 결승에서도 3명이 세발씩 아홉발을 쏜 1엔드에서 이미 87-79, 8점차로 앞서 일찌감치 금메달을 결정지었다.

남자는 준결승에서 다크호스 인도에 한때 5점 차로 뒤졌으나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막내 임동현(17.충북체고)이 연거푸 네발을 10점에 꽂는 활약에 힘입어 2백42-2백38로 역전승, 고비를 넘겼다.

기록면에서도 한국 양궁은 장용호(27.예천군청)가 남자 90m 예선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 남자팀이 단체전 예선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며 남녀 모두 12개의 대회 신기록을 쏟아내는 풍성한 실적을 거뒀다.

한국 양궁의 목표는 어느 대회에서나 전종목 석권이다. 그래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항상 걱정이다.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세계 양궁의 실력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이탈리아.중국.미국 등은 물론 인도.인도네시아.우크라이나 등도 무시못할 상대로 성장했다. 따라서 금메달 3개만 해도 엄청난 성적인데 주위의 평가는 여전히 '그정도는 당연하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 양궁은 아직 세계 정상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그 힘은 선배들을 능가하는 신예들이 끊임없이 배출되는 데 있다.

한국 양궁은 이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전관왕 목표를 향해 다시 출발한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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