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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불량 「고려인삼」나돌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해외에 수출된 「고려인삼」이 유통과정에서 포장이나 내용물이 바뀌어 4년근짜리가 6년으로 둔갑하거나 일본·중공·소련산이 한국산으로 행세, 국제적 성가와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는 4년근수출 고려인삼이 6년근으로 포장이 바뀌어 대량으로 나돌고 있음이 밝혀져 뒤늦게 사실을 안 전매청이 수출상사들을 상대로 21일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같은 저질·가짜 고려인삼은 고려인삼의 명성에 편승한 현지 수입상·판매상·중간브로커등의 농간일 가능성이 높으나 결국 고려인삼의 성가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셈이어서 적절한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동남아일대에서는 한국산이 아닌 가짜 고려인삼이 조직적으로 대량으로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량 고려인삼=미국뉴욕에서 나돌고 있는 불량품은 전매청지정업체인 유성물산교역주식회사(서울소공동삼원빌딩902호·대표 강순걸)에서 미국내 수입상인 「북경한약수임공사」에 수출한 국내 생산품.
상자앞면에 「대한민국특산품고려인삼」, 뒷면에 「6년근, 정량3백g, 1등품」으로 명기돼있는 이 제품은 전문가의 감정결과 4년근짜리로 밝혀졌으며 6년근 포장으로 위조된 사실이 드러났다. 가로17㎝, 세로20㎝, 두께5㎝크기 종이상자 포장은 전매청합격품의 경우 마지막포장지인 셀로판지의 이음새가 오른쪽 옆부분에 있는데 비해 뒷면 가운데에 있다.
또 제품뒷면 상품명세서의 「년근」표시란에 4자위에 6자가 겹쳐 찍혀있고 전매청에서 품질검사후 상자뒷면 하단에 붙이는 「검사필증」의 붉은 넉자표시가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뭉개져있는등 변조의 흔적이 뚜렷했다.
현재 6년근 1등품(15개들이) 한상자가 35∼40달러선에 수출되는데 비해 4년근은 30∼32달러에 불과해 4년근을 6년근으로 속여 팔경우 그만큼 이익이 남는다.
실제로 6년근의 소비자 가격이 49∼50발달러인데 비해 인삼을 수입해간 북경한약수입공사에서는 이를 35∼36달러에 팔고있어 정상적인 가격이 아닌것으로 밝혀졌다.
◇인삼 수출=전매청에서는 전매품인 홍삼류와 일반품인 백삼류를 포함, 연간7천만∼8천만달러 어치를 세계34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홍삼은 전매청에서 전량구입, 가공해서 수출하기 때문에 문제가없으나 백삼의 경우 「인삼경작조합연합회」에서 추천, 전매청에서 지정한 7개업체를통해 세계각국에 수출하고있는데 미국에는 유성물산과 선경물산 2개업체가 독점수출을 맡고있다.
◇경위조사=전매청 관계자는 『뉴욕등 해외시장에서 유통되는 가짜고려인삼은 현지바이어들이 저가품을 국내에서 수입해간뒤 고가품으로 속여파는 것같다』며 『국내검사과겅에서 부정이 개입될 소지는 전혀없다』고 밝혔다.
또 인삼경작조합연합회 정영택전무이사는 『유성물산에 이사실을 공문으로 통고, 수출경위등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유성물산 반인섭총무이사는 이에대해 『지난해11월 북경한약수입공사의 주문을 받아 4년근 백삼3천상자를 상자당 32달러에 수출한일이 있으나 우리회사에서 수출한 인삼이 변조되고 있다』며 『북경한양수입공사에 연락해 경위를 알아본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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