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람 맞아? 2개월간 50㎏ 감량한 절도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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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코란도 훔쳐 나오는 모습.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몸무게를 감량해 달라진 인상착의 때문에 용의자를 놓칠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9일 정비소에 입고된 차량을 훔치고 무면허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뒤 달아난 조모(22)씨를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8일 오전 2시쯤 부산 남구 한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코란도 차량을 훔친 뒤 감만동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돈을 안 내고 그대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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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체어맨 승용차 .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이어 전남 진도로 이동한 조씨는 코란도를 버린 뒤 같은 달 16일 오전 5시에는 진도의 지인 집에 침입해 지인의 체어맨 승용차 열쇠를 훔쳐 차를 몰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이날 경기도 수원으로 도주해 경찰의 추적을 받자 차량 3대를 들이받고 도주해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가 열흘 만에 부산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조 씨가 주유소에서 사용하려 했던 신용카드를 토대로 주민등록을 조회, 사진 등을 참고로 조 씨의 몸무게가 110㎏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주유소 직원은 “주유비를 내지 않고 달아난 사람은 마른 체형의 남자였다”고 진술했다.

당시 주유소에 신용카드를 제시한 사람과 주유소 직원이 특정한 사람은 동일인물임에서 인상착의가 너무나 달랐다.

경찰은 진도에서 차량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한 조씨 지인을 통해 “조씨는 뚱뚱하지 않고 말랐다”는 진술을 확보, 조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처음에는 뚱뚱한 줄 알고 있다가 진도 지인의 진술과 조씨의 SNS를 통해 그가 마른 것을 알았다”며 “우리가 수사에 어려움을 겪은 건 조씨가 몸무게를 무려 50kg 이상 뺏기 때문이었다. 같은 사람의 모습이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에 우리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조씨가 살을 뺀 이유에 대해 “조씨가 사고를 많이 치자 그의 아버지는 조씨가 군대에 갔다 오면 변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래서 살을 빼 조씨가 군대에 입대하면 차를 사주겠다고 약속해 50kg 이상을 감량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조씨는 운전면허를 딴 적이 없었고 2년 전에도 차량을 훔쳐 무면허로 운전한 혐의로 1년간 징역을 살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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