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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박인범 막고 배지환 때린 경북고, 4강 진출

중앙일보

입력

대통령배 최다 우승에 빛나는 경북고가 준결승에 진출했다.

경북고는 2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8강전에서 강원고에 9-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경북고는 30일 인천 동산고와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 이긴 팀은 성남고-유신고 승자와 결승에서 싸운다. 박상길 감독은 "동산고도 투수진이 많이 지친 것 같아 준결승은 타격전이 될 것 같다. 힘 대 힘으로 싸워 이겨보겠다"고 했다.

경북고는 대통령배 최다 우승(6회·1967·68·70~72·74)팀이다. 지난해 봉황대기에서 우승하는 등 최근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충연(삼성)과 박세진(kt)이 졸업했지만 여전히 안정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상하위 타선이 고른 것이 장점이다. 반면 강원고는 지난해에 처음으로 전국대회에 출전한 신생팀이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핸드 이빈을 앞세워 8강까지 올라갔지만 전체적인 선수층은 경북고에 밀렸다. 힘과 경험의 차이가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경북고는 1회 2사 1·3루에서 4번타자 곽경문의 적시타로 가볍게 선제점을 얻었다. 4회에는 2사 뒤 5번타자 박준철이 공격의 물꼬를 텄다. 박준철은 이빈을 상대로 파울 9개를 때려내며 13구까지 버틴 뒤 볼넷을 얻었다. 힘이 빠진 이빈은 배현호에게 볼넷을 줬고, 이대건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김수훈 감독은 만루가 된 뒤 타임을 불렀지만 분위기를 바꾸긴 어려웠다. 이지섭이 밀어내기 볼넷을 고른 뒤 배지환이 주자 일소 적시타를 때려 승부를 갈랐다. 7-0. 배지환은 6회에도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3루타를 친 뒤 상대 실책을 틈타 홈을 밟았다. 김수훈 강원고 감독은 "솔직히 힘의 차이가 있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이기는 법을 배웠다. 앞으로 더 좋은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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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17·경북고)

3타수 2안타 1볼넷·4타점·3득점을 기록한 배지환(17)은 2학년이다. 1학년 때부터 톱타자를 맡을 정도로 공을 방망이에 맞히는 재주가 뛰어나고 발도 빠르다. 발탁은 되지 않았지만 청소년 대표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다. 2루수와 유격수를 맡을 수 있고, NC 박민우를 떠올리게 한다. 대구본리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배지환은 "이종욱(NC) 선배님을 어렸을 때 좋아했다. 프로에서도 기동력 있는 1번타자로 활약하고 싶다"고 했다.

마운드에선 우완 박인범(18)이 호투했다. 박인범은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3사사구·4탈삼진하고 무실점해 승리투수가 됐다. 전날 16강에서 2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따낸 데 이어 이번 대회 2승을 챙겼다. 박상길 경북고 감독은 "최근에 인범이 투구 내용이 좋아져서 믿고 맡겼는데 아주 잘 해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날 최고 시속은 131㎞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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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범(18·경북고)

박인범은 구미중학교 때까지는 내야수였지만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박상길 감독의 제안으로 투수를 시작했다. 그는 "오늘 야수들이 잘 막고, 타격도 잘 해준 덕분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웃었다. 최고 137㎞까지 던질 수 있는 박인범은 "자신있는 공은 직구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 프로행 욕심은 없다. 대학에 가서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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