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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경호기밀 공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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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프로야구 올스타전 참석 당시 경호기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자 '청와대 브리핑'은 "盧대통령이 시구할 당시 대통령 경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2루심 대신 경호원이 그 자리를 지켰다"고 밝혔다.

'청와대 브리핑'은 "이날 2루심이 다른 심판과 다른 점이 눈에 띄었을 것"이라며 "다른 누심들은 차지 않는 공주머니를 찼으며, 이 주머니에는 공 대신 대통령 경호를 위한 별도의 장비가 들어 있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소식지는 여기에다 "대통령이 군부대를 시찰할 때는 군인으로, 공장을 방문할 때는 작업복으로, 시장통을 찾을 때는 경비원으로, 시내에 나갈 때는 캐주얼 복장에 워크맨을 차고 이어폰을 낀 대학생 차림으로 신분을 위장하기도 한다"며 다양한 경호 방법을 소개했다.

'청와대 브리핑'측은 "스포츠서울이 18일자에서 2루심으로 위장한 경호원의 모습을 그라운드 위장침투 사건으로 보도하며 일부가 사실과 달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내부에서는 "아무리 열린 경호를 한다고 해도 대통령의 경호 방법을 공개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청와대는 盧대통령이 올스타전 시구 및 관람을 할 예정이라고 사전에 보도한 일간스포츠에 대해 3개월간 출입정지 처분을 내렸다.

청와대는 "일간스포츠가 17일자 시내판 4면에 盧대통령의 17일 대전구장 참석 사실을 보도한 것은 16일 청와대 대변인의 사전 비보도 협조 요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만명 관중 앞의 마운드에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경호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며 "유사사례 재발을 막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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