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제한됐던 풋귤, 새로운 먹거리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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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덜익은 감귤인 ‘풋귤’이 합법적인 판로를 확보함에 따라 농가의 소득향상과 새로운 먹거리 공급이 동시에 가능해졌다.

칵테일 재료, 풋귤청 등 수요 많아져
제주, 합법적 출하 8월말까지 유통

제주도는 26일 “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해 그동안 판매가 제한됐던 풋귤을 시장에 출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풋귤은 ‘청귤’이라는 명칭으로 시장에 불법 유통됐다. 덜 익은 상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제주도는 그동안 풋귤을 ‘미숙과’로 분류해 유통을 금지했다.

이런 풋귤이 최근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상큼함이 강한 풋귤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오래 두고 물에 타 마실 수 있는 풋귤청 처럼 활용이 다양한 것도 시선을 끄는 요인이다.

최근엔 쿠바의 전통 칵테일 음료인 ‘모히토’에 풋귤을 넣어 만든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모히토의 상큼함을 살리기 위해 넣었던 라임이나 레몬 대신 풋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제주도는 이런 트렌드를 감안해 풋귤을 합법적으로 출하키로 했다. 다만 기존 완숙 감귤이 나오기 전인 8월 31일까지만 유통이 가능하다. 아울러 제주도는 잔류농약 등 풋귤에 대한 안전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농가에 농약안전성 검사비를 지원한다.

풋귤 산업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도가 높은 과즙이나 비타민이 풍부한 초록빛 껍질 등을 이용해 음료와 식품·화장품으로 가공하는 산업이다. 오는 2020년까지 4년간 30억원을 들여 가공공장 등을 짓는 게 사업의 골자다. 사업기간 투입되는 4600t의 풋귤은 감귤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충당한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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