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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호는 왜 폭발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발사된지 72초만에 폭발해버린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는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은채 장기간의 원인규명 작업에 들어갔다.
NASA의 과학자들은 확실한 사고원인 규명에 최소한 6개월이 소요된다고 밝혔지만 현단계에서도 몇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사고당시의 상황을 토대로해서 인하대 항공공학과 홍용식교수(전미공군 우주국 수석연구원)로 부터 사고원인을 추적해본다.
◇엔진연료 공급계통이상=우주왕복선의 엔진은 주연료 탱크에 나뉘어 저장된 액체산소와 액체수소를 각각 다른관을 통해 주입받아 연소시키게 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연료누출이 있을 경우 왕복선 엔진에서 나오는 불꽃에 인화돼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번 사고 초기단계에서 챌린저호와 주연료 탱크의 연료공급 연결부분인 하단에서 화염이 보이기 시작한 것을 보면 이같은 추측이 가능하다.
한편 액체수소는 일단 3개의 주엔진주위를 돌아 엔진을 냉각 시킨뒤 엔진속에 들어가 연소하게 돼 있는데 이 엔진냉각과정이 어떤 이유로 차단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럴경우 엔진이 과열, 일부가 터지면서 새어나온 액체연료를 강력한 폭탄으로 만든다.
◇와류에 의한 폭발=이경우도 일단 액체연료의 누출이 전제가 된다. 우주왕복선은 본체 엔진의 추력과 2개의 고체연료 추력으로 발사되는데, 꼬리부분 3개의 추력 사이에 강력한 와류현상이 발생하게 돼있다. 이 와류속에 누출된 액체연료가 침투하면 심한 소용돌이와 함께 저부연소되면서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사고초기단계에서 액체연료탱크의 바깥부분에 화염이 보이는데, 이 현상이 와류에 의한 폭발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액체연료탱크 상부파열=발사 54초후 지상 8km 상공에 도달하면서 이때 우주왕복선과 승무원은 가장 강력한 압력을 받는다. 이것을 맥스큐(Max-Q)라고 하는데, 이때 연료탱크 상부의 액체산소가 누출되면 일단 엔진부근에서 연소되다가 순간적으로 상부까지 인화되게 된다.
◇종합적 추론=앞의 사고원인 가능성을 단계별로 종합해보면 처음 연료공급계통의 이상으로 왕복선 주엔진과 고체연료 엔진부분으로 액체연료가 유입되다가 강력한 와류현상에 휘말리면서 폭발, 그 화염이 액체연료 탱크의 바깔부분까지 치솟았다.
다음 Max-Q로 인한 액체연료 탱크 상부의 균열, 혹은 하단부의 폭발로 인한 액체연료 탱크의 가열로 인한 파열로 액체산소가 대량누출되면서 상층부의 화염을 일으켜 이것이 왕복선 본체를 파괴시켰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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