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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셔틀버스가 는다|고지대·아파트주민 자치회 등서 운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시내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불편한 지역 주민들이 소형 셔틀버스를 마련하여 스스로 교통난을 해결하는 예가 부쩍 늘고 있다. 대개 고지대의 아파트 단지나 일반 주택가에서 부녀회 복지회 새마을 지도자협의회 등을 주축으로 12∼25인 승 버스를 구입, 가까운 시내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까지 연결, 운행하고 있는 것.
현재 서울시내에는 종로구에만도 옥인동과 평창동 창신동산기슭의 아파트 및 단독주택가 주민들이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서울시 전체에는 20여 개 지역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이 같은 교통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셔틀버스의 운행 구간은 대개 1∼2km 안팎. 옥인 아파트의 경우 서울시청 앞까지, 평창동은 주택가를 한바퀴 돌아 제일 가까운 시내버스 정류장까지 각각 운행된다.
버스운행시간은 대체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온종일 12인 승 버스 2대가 독립문까지 5분마다 운행되는 서대문구 현저동 금화 아파트처럼 계속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출퇴근 시간에는 25분 ,낮 시간과 늦은 밤에는 45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평창동 주택가처럼 시간에 따라 다른 지역도 있다.
또 강동구 가락동 미성아파트처럼 매주 화 금요일 오후에는 가락동 농수산물센터까지도 운행, 시장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일정구간을 별도로 더 운행하기도 한다.
그 운영방법도 각양각색.
14년째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는 옥인 아파트는 이 단지의 복지회에서 버스를 구임입 주민들이 매월 5천5백원씩 내는 회비로 운전기사 월급과 연료비등을 충당한다. 따라서 단지 내 주민들뿐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종로구 낙산 새마을 복지회가 운영하는 낙산아파트의 경우 10번 이용할 수 있는 1천 원 짜리 회수권, 평창동 주택가는 어른 3백원 어린이 2백원 짜리 회원권, 금화아파트는 어른 1백원 어린이 50원짜리 회수권에다 노인은 무료로 하는 등 지역에 따라 다르다.
이 같은 셔틀버스를 이용하게된 주민들은 교통이 한결 편리해 졌다며 스스로 뜻과 힘을 모아 자신들의 불편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평창동 주택가의 셔틀버스 마련에 앞장섰던 정덕효씨는 『이 버스가 없을 땐 자가용으로 통학하던 학생들이 지난해부터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게되고 걸핏하면 승차 거부하는 택시 운전기사들과 실랑이할 필요도 없게 돼서 매우 기쁘다』고 말한다.
친절하게 집 앞에서 태우고 내려주는 이 버스 운전기사와 안내양에게 주민들은 수시로 떡·과일 등 음식을 나눠주고 정성어린 선물도 주는 등 「동네의 발」이 된 이 버스를 아낀다는 것.
그러나 일부지역에서는 운수회사측의 반발로 당국이 주민들의 버스 운행에 대한 허가를 미루고 있어 불만을 사고 있다. 원래 주민들의 버스운행 동의서와 운행 계획서 등의 서류를 관할구청에 내면 관할 경찰서와 협의를 거쳐 이를 인가해주도록 되어 있으나 관계 기관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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