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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축구 월드컵 팀이냐 88대표팀이냐|축구계 아시안게임 출전 팀 "노련과 패기"로 맞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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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9월의 서울아시안게임 축구경기에 출전할 한국대표팀의 컬러에 대해 축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려있다.
이것은「김정남이냐, 박종환이냐」, 「노련이냐, 패기냐」그리고 「정통이냐, 신풍이냐」로 압축되는 과제다.
서울아시안게임에서 한국축구의 금메달획득여부는 스포츠계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게 되므로 최선의 전적을 기대하는 열망은 팽팽한 양론으로 대립되어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월드컵 대표팀의 멕시코대회에서의 활약성이 이 문제결정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의 당초 계획은 『월드컵대표팀을 아시안게임까지 출전시키고 그 이후엔 88년까지 88올림픽 팀에 맡긴다』는 것이었으나 최근 이러한 방침을 바꾼 것이다.
협회의 한 고위임원은 『멕시코대회에서 월드컵대표팀이 승패에 관계없이 수준 급의 내용 있는 경기를 펼칠 경우엔 종래 방침대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엔 박 감독의 88올림픽 팀이 대임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대회출전 후 월드컵대표팀이 귀국하면 즉시 평가회를 열어 월드컵 팀의 존속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부정적인 결론이 나오면 『올림픽 팀을 주축으로 하되 필요한 수명의 프로선수를 보강, 단일 국가대표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새로운 국가대표팀은 물론 박 감독이 담당하며 7월에 프리 아시안게임으로 계획되고 있는 제16회 대통령컵 국제축구대회에 참가, 전력을 가다듬게 된다.
축구협회는 최근 국가대표선수의 소집과 관련, 각 프로구단들과의 갈등이 그치지 않아 국가대표팀을 조기에 아마추어선수위주로 편성하는 것이 편하다는 사고방식도 배경에 깔려있음을 부인치 않았다.
협회는 김정남 감독의 월드컵 대표팀이 월드컵예선통과를 이룩하자 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아시안게임까지 맡도록 공약했으나 최근 박종환 감독이 88을 겨냥하여 올림픽 팀의 적극 육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올림픽 팀의 아시안게임출전을 노골적으로 주장,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베테랑 프로선수 주축으로 구성된 월드컵 대표팀 측은 멕시코대회와 서울아시안게임이 시기상 임박해 있고 멕시코대회는 참가의 뜻 외엔 기대할 것이 없으므로 아시안게임의 메달획득으로 명실상부한 성과를 이룩할 기회를 줘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박 감독은 현 올림픽 팀 선수 주축의 대표팀이 재구성될 경우 더 강한 전력을 구축, 서울아시안게임의 금메달 획득이 유망해진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월드컵대표팀에는 김종부·김주성·정용환·유병옥·조민국·김삼수 등 올림픽 팀 출신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므로 선수의 진용보다도 대표사령탑이 정통축구를 추구하는 김정남·김호곤라인으로 계속되느냐, 아니면 스피드와 기동성위주의 박종환·원홍재 콤비로 바뀌느냐가 오히려 촛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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