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창작 오페라 ‘선비’ 뉴요커들 홀릴 겁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기사 이미지

한국의 창작 오페라 ‘선비’가 미국 뉴욕에서 공연된다. 한국 오페라 70년 역사상 최초다. 오는 9월 25일 뉴욕 카네기홀 대극장인 아이작스턴홀(2800석)이 그 무대다.

한국 오페라 첫 카네기홀 무대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 감회
“선비 정신, 우리의 대표 문화유산”

20일 만난 최승우(사진) 조선오페라단 대표는 “창작 오페라를 뉴욕 무대에 올리는 것은 도전”이라며 “누군가가 도전해야 제2, 제3의 도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왜 뉴욕 무대인가.
“뉴욕은 세계 문화의 중심이다. 세계가 한국 오페라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창작 오페라를 뉴욕에서 올린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국내에만 머물러선 창작 오페라가 발전할 수 없다.”
왜 창작 오페라인가.
“오페라는 클래식 음악의 종합체다. 오페라의 장점 중 하나는 백 년 이상 간다는 것이다. 세계적 오페라 ‘아이다’와 ‘카르멘’만 해도 140년 이상 됐다. 창작 오페라의 성공은 한류 백년대계로 볼 수 있다. 오페라 ‘선비’는 정통 오페라 음악에 중중모리와 자진모리 등 우리 고유의 가락을 입혔다. 배우들의 의상은 한복이다. 우리의 가락과 전통 의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선비’에 매료된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그려보면 절로 신이 난다.”
왜 선비인가.
“선비 정신은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인 정신문화 유산이다. 고려 말 혼탁한 세상을 어진 마음으로 바로잡자고 생겨난 것이고, 조선왕조를 오백여 년 간 유지시킨 주축이었다. 정신문화가 퇴조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최 대표의 도전은 쉽지 않았다. 까다로운 절차와 서류 작업이 필요했다. 카네기홀은 깨알 같은 영어가 적힌 수백 페이지의 서류를 내밀었다. 간단한 것도 모두 계약을 맺어야 했다. 오페라의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오페라 주변 인프라가 치밀하게 가동되고 있는 것이었다.

최 대표는 “많이 배웠다”며 “이번에 익힌 노하우가 다음 도전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비’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을 건립하려는 조선 중기의 풍기군수 주세붕과 선비들의 노력을 다루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을 받았다. 뉴욕 공연에선 메조소프라노 김학남이 예술감독 겸 주역을 맡고, 유니언시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뉴욕과 유럽에서 활동 중인 바리톤 임성규가 주세붕 역할을 맡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페라 ‘선비’ 공연을 통해 44억 명의 아시아인들에게 선비정신을 알려나가겠다. 미국 순회 공연도 생각하고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