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데 살이 빠져요…CJ, 알룰로스 대량생산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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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인공 감미료보다 더 달면서도, 먹을수록 살이 빠지는 물질의 효능을 우리나라 연구팀이 최초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CJ제일제당이 이 기술을 이전받아 대량생산 체제까지 갖추면서 대중화도 기대된다.

최명숙 교수팀 비만 완화 규명
연구 성과·기술 이전 받아 개발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최명숙 경북대 교수연구팀은 “설탕 대체재로 알려진 ‘알룰로스(Allulose)’가 비만까지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알룰로스는 이미 설탕을 대체하는 물질(대체당·sugar substitutes)로 사용되고 있다. 설탕의 당도를 100%라고 본다면, 알룰로스는 70% 정도의 단맛을 내는 천연 물질이다. 커피나 음료수 등 식품에 단맛을 내려고 설탕 대신 쓰는 ‘자일로스(설탕의 60%)’보다 더 달다.

알룰로스의 당도는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최 교수팀은 알룰로스가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에서 밝혔다. 삼겹살처럼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으면 지방이 흡수되는데, 알룰로스가 ▶체내 지방 성분을 태워버리고(산화) ▶소장에 있는 지방을 변으로 배출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이다.

알룰로스는 전분에 미생물 처리를 하면, 전분의 분자들이 쪼개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생성물 중 하나다. 사카린처럼 인공적으로 합성을 하지 않고, 전분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천연물 유래 감미료’로 분류된다.

알룰로스 연구는 일본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국내 업체의 연구개발 기술력이 더 앞선 것으로 알려진다. 최명숙 연구팀은 지난 1월 이번 연구 성과와 기술의 일부를 CJ제일제당에 이전하기도 했다.

이미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0t 가량을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삼양사도 다음 달부터 알룰로스 대량생산을 시작한다.

세계에서 알룰로스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제일제당과 삼양사를 비롯해 일본 마쯔다니, 미국 페이트&라일 등 4개사에 불과하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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