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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연다 >1<|"한국의 MIT"과학기술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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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부는 85년 말 서기2000년까지 과학·기술력에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선진화청사진을 발표한바있다. 이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대학·산업·각종연구기관들이 힘을 합쳐 국력의 총화를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본지는 86년, 선진한국의 내일을 열기 위해 땀을 흘리는 현장을 찾아 이들이 꿈꾸는 우리의 미래모습을 펼쳐 보이는 새로운 연재물을 시작한다.
한국과학기술의 미래를 짊어질 과학영재의 요람-.
「20대 초반의 박사 양성기관」「한국의 MIT」「한국의 칼테크 (미국캘리포니아공대)」를 꿈꾸며 올 봄 출범하는 한국과학기술대학(KIT)에도 그 원년의 새날이 밝았다.
충남 대덕연구단지내 (대전시 중구 구성동400)의 대지 11만6천5백70평. 전통적인 기와지붕에 붉은 벽돌로 지은 캠퍼스가 일반대학과는 다른 독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영하의 혹한 속에서도 캠퍼스공사의 마지막 손질이 한창이다. 『과기대가 과연 한국의 명문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사람들의 의문을 풀기 위해 대학측은 질 높은 학생과 교수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성진 전 과기처장관과 최순달 학장은 해외 저명교수 초빙교섭을 위해 미국등을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최학장은『국내외의 저명한 교수들을 적지 않게 확보했다. 또 1차로 영국의 임피리열 컬리지와 자매결연하고 스웨덴의 로열공대와도 공동연구협약을 맺어 교수·학생을 교류키로 했다』고 밝혔다.
과기대는 현재 전임 강사급 이상 교수진 60명을 확보하고 있고 4학년이 생기는 89년 초까지 2백16명의 교수를 충원, 학생10명당 교수1명을 확보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평균 학생40명당 교수 1명 꼴이어서 과기대는 이 수준을 훨씬 넘어설 전망.
우선 60년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도널드·A·글레이저」 박사 (미국갤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교수)를 금년 봄부터 초빙키로 했다.
또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교수이며 노벨의학및 생리학상심사위원인 「얀·린스틴」 교수와 영국 임피리얼컬리지에서 수명의 교수를 초빙할 계획도 갖고있다.
서독의 「에른스트·셸링」교수 (하노버공대·기계학), 「아이커」교수(브레멘대·전자공학), 「하스」교수(아헨공대·금속공학)등도 2∼5년 체류예정으로 부임이 확정됐다.
한국인 해외두뇌로는 미국항공우주국 근무당시 달과 화성에의 생물체생존여부를 연구했던 노준희박사(미 남갤리포니아대 생물학교수)를 초빙키로 했고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코널대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교수로 있던 김명환박사(전자공학)는 이미 부임했다. 어학실습을 위해 동아대의 「로버트·퍼첸」교수 (미국인·영문학)를 영입했다.
과기대는 양질의 학생을 확보하는데도 일단 성공했다.
지난11월 과기대에 지원한 1천7백60명중 전학년계열석차 3%이내(학급에서 1∼3등)가 7백14명이었다.
이들은 특차로 시험을 치러 5백29명이 최종 합격했고 이중 5백24명이 구랍20일까지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75∼80%)가 대입학력고사를 치렀다. 학교측 조사로는 학력고사에서 3백점 이상을 얻은 학생이 3백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러져 과기대를 선택케 하는 설득에 나섰다.
조대식 교무과장은 『2중 지원으로 타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학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특히 「한국의 아인슈타인」 을 꿈꾸는 학생들의 긍지에 호소, 학생이 과기대에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과기대는 미국·서독등에서 고가의 실험실습장비를 들여오는 한편 수업과 과제물처리의 전산화를 위해 국내대학 중 최대를 자랑하는 전산실을 갖췄다.
강의실 및 실험실은 1∼4호관으로 분리돼 있다.
「공장동」이라고 부르는 4호관(연건평1천4O평)-. 기계공장처럼 꾸며져 있는 기술공학부 실습장이다.
기계공작실에는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3대의 실습용 CNC(컴퓨터수치제어기계·오스트리아에서 수입)를 설치,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CNC는 입력된 수치제어에 의해 컴퓨터로 정밀하게 기계가공을 하는 첨단기계.
그 옆의 자동화기계실에는 로보트의 부속품을 제작하는 유압·공압자동화시스팀을 갖추고 있고 열공학실·CAM실·모델제작실·용접가공실등 모두 7개의 실습실이 있다.
2호관(3천7백83평)에는 전자·전산학부, 자연과학부의 수학·물리·생물전공관계 시설이 있다.
2호관의 전자계산센터-.
컴퓨터실은 모두8개. 주전산실에는 1·5메가바이트급 컴퓨터1대를 이미 들여놓았고 곧 8메가바이트짜리 1대, 5메가바이트짜리 5대등 모두 8대를 도입하며 70여대의 퍼스컴을 들여놓는다.
1호관(2천4백70평)의 화학공정실험실-.
최신 실험기자재들이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어지럽게 쌓여있다.
가장 비싼 시험기재는 서독에서 35만달러 (3억1천5백만원)에 들여온 NMR기 (핵자기 공명분석기). 최첨단 방식으로 유·무기물을 분석하는 기계다.
1월중에 미국·스웨덴 등에서 도입될 최신기재는 유전자를 인공 합성하는 핵산합성기와 생물·화학물질을 분석하는 초 원심분리기, 고압액체 크로마토그래피,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기 등이다.
가격은 각각 10만달러(9천만원)내외.
이 대학 학생들은 외국 유학을 자주 가고 외국인교수 강의를 들으며 원서를 독파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익히는 게 필수.
이를 위해 6개의 어학실습실 건립을 계획중이며 1호관에 그중 2개 교실을 준공했다.
기숙사는 6개동을 건립할 계획인데 우선 2개동(2백80실)이 완공됐다.
과기대는 과학영재를 기르기 위해 「무학년·무학과」 등의 영재육성기본방침을 가지고 있다.
「무학년· 무학과」는 필요한 학점만 따면 언제나 조기졸업을 하며 신입생선발시 전공과를 정하지 않고 학부별로 뽑아 입학 후 공부를 해가면서 전공을 정하는 제도다.
또 미국MIT·스탠포드·갤리포니아공대, 스웨덴의 로열공대, 영국 임피리얼컬리지등 외국대학과의 공동연구 및 교류를 통해 학생의3분의1정도를 해외 유학시킨다는 화려한 청사진을 갖고있다.
이군현 교양학부장은 『교수1명이 학생10명을 전담해 지도하는 수업의 개별화를 시도하고 강의위주식 수업방식에서 탈피, 대부분실험실에서 현장교육을 중심으로 하고 필요한 이론강의도 가능한한 현장에서 보충하는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겠다』 고 밝혔다.
정부의 「과학입국」을 향한 강한 의지를 담은 과학기술대학-.
2000년대 전반에 노벨상을 노린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다. 그러나 과기대가 명문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정치적·사회적 여건에 관계없이 정부가 일관된 정책으로 내실 있는 교육을 실시, 우수학생과 교수를 확보해 유명무실해진 일본의 TM꾸바대학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광섭 요학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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