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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잡아야 키 성장 막는 성조숙증 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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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너무 뚱뚱하고 키가 크다면 키 성장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성장이 빨리 멈추는 ‘성조숙증’이 생길 수 있어서다. 방학에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생활방식으로 아이가 살찌기 쉬워 더욱 조심해야 한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에게 성조숙증의 원인과 예방법,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등에 대해 들었다.

아이 정상 발육 돕는 생활습관

"취침 전, 기상 후 30분 스트레칭 하루 8시간 이상 깊은 밤잠 성호르몬 감소, 성장호르몬 증가"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주부 이모(38·서울 신정동)씨는 ‘어릴 적 잘 먹어 찐 살은 크면서 모두 키로 가겠지’라는 생각으로 보양식부터 아이가 먹고 싶다는 음식은 가리지 않고 모두 해줬다. 딸의 키는 141㎝로, 또래 아이의 평균 키보다 16.4㎝ 크다. 올봄부터 딸의 가슴에 멍울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가슴에 통증을 호소했다. 성장클리닉 검사 결과 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이었다.

과도한 체지방이 성호르몬 분비 촉진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어린이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치료를 받은 어린이는 2009년 2만1712명에서 2013년 6만6395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성조숙증은 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져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가슴이 나오거나 음모가 발달하고,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부터 고환이 커지는 등 2차 성징이 평균보다 빨리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성장이 빠른 게 왜 문제가 될까. 키가 클 수 있는 기간을 단축하기 때문이다. 성조숙증 어린이의 경우 성장이 빠른 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 성장이 멈춘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사춘기가 빨라진 아이들은 일시적으로 또래아이보다 키가 클 수 있지만, 성장이 마무리되면서 오히려 정상적인 시기에 사춘기를 겪는 아이보다 키가 더 작고 유전적 예상 키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으로 비만이 꼽힌다. 운동 부족과 과도한 영양 섭취로 체지방이 과다 축적되면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2차 성징이 앞당겨질 수 있다. 박 원장은 “체내에 축적된 지방은 신체에 성적으로 성숙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전달한다”면서 “증가한 체지방 세포는 성호르몬 분비를 도와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어린이 비만 치료는 성인과 다르다. 성인은 섭취 열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린이는 무조건 섭취 열량을 줄이게 되면 성장이 더딜 수 있다. 이 때문에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챙겨 먹고 그렇지 않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칼로리가 높은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호두·장어구이·사골국같이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먹여 균형 잡힌 식단을 유도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 자주 먹는 탄산음료는 체내 칼슘을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하므로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잠자기 1~2시간 전엔 TV 시청 자제
취침시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 호르몬이 최대량으로 분비되는 시간이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이므로 이 시간에는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은 감소하는 반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많아지는 탓에 체중이 늘 수 있다.
  잠자기 전에 오래 TV를 보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 자기장에 장시간 노출되면 숙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팔다리를 늘이는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취침 직전과 기상 직후에 하면 더 효과적이다. 성장기에는 가급적 무거운 가방을 메지 말아야 한다. 가방의 하중을 이기지 못해 가슴 부위가 반대 방향으로 휘면서 척추가 기형적인 S자로 휘는 척추만곡증을 초래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성장클리닉에서 주기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장이 완전히 진행된 뒤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2차 성징이 시작되기 전 성장클리닉 등에서 아이의 성장판 검사를 하는 것이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우리 아이 키 크려면, 지켜 주세요!
□ 하루 8시간 이상 잠자기
□ 하루 30분 이상 팔·다리 늘이는 스트레칭
□ 잠자기 전 컴퓨터 사용, TV 시청 줄이기
□ 탄산음료 대신 매실·오미자 음료 마시기
□ 단백질·칼슘 풍부한 음식 먹기 ◇도움말: 서정한의원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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