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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본전찾기도 빠듯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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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해 여유자금을 어떻게 굴렸어야 가장 재미를 보았을까. 평균해서 볼때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은 본전 구하기도 힘들었을 것이고 주식이나 투자신탁 쪽에 투자한 사람은 높은 수익을 올린 한해였다. 물가상승률 3.4%를 감안하면 은행저축도 실수익률이 좋은 편이었다.
작년 연말보너스를 받은 회사원 A씨는 1백만원의 여유자금이 생겼다. 이돈을 어떻게 굴릴까 궁리 끝에 지난 연초 가까운 증권회사를 찾아 이돈을 맡겼다.
주식투자가 처음인 A씨는 증권회사의 직원과 상담 끝에 유망종목으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주를 전액 사기로 결정했다. A씨는 시세차익보다는 배당을 바라는 장기투자를 하기로 맘먹고 1년 동안 그대로 놔두었다.
당시 현대자동차의 주당가격은 배당락시세인 6백45원. 그동안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통에 조바심도 났지만 지난 11월 중순이후 뛰기 시작, 주가는 이달 16일 2천1원까지 올랐었고 지난26일 종가가 2천10원을 기록했다.
A씨가 수수료로 낸 9천원을 빼고라도 1백만원은 3백10여만원으로 3배가 넘게 불어난 셈이다.
한편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B씨는 보너스를 받은 1백만원을 S식품주를 사두었다.B씨가 주식투자에 뛰어든 연초 주가가 2천4백21원이었는네 지난 23일의 시세는 1천7백90원.
B씨는 수수료9천원을 포함, 지금까지 27만3백여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은행에 1년 만기 정기예금을 들어두었을 때와 비교해보면 모두 36만여원을 고스란히 앉아서 버린 셈.
『투자에 별다른 재주가 없으면 은행저금이 최선』이라는 말을 B씨는 요즘 실감하고있다.
이렇듯 주식투자는 잘만하면 은행저축의 몇배를 쉽게 벌수도 있지만 종목선택을 잘못하면 크게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투기성이 있고 모험이 따르게된다.
올 한해는 여느 해보다 시중자금사정이 좋은 편이었다. 다른때 같으면「한몫」잡는 부동산투기도 가능했겠지만 2년여째 시들어 있는 부동산경기침체로 갈곳 잃은 뭉치돈들이 최근에는 막바지 증시에 몰리기도 했다.
지난 4월 새로 마련된 은행의 자유저축예금은 시중의 여유자금을 끌어 모은 인기상품이었다. 나온지 7개월도 안된 11월말 현재 예금고 3조3천여억원을 기록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자유저축예금은 1백만원을 1년동안 맡겨놓으면 세금을 떼고 10만3천7백원의 이자를 찾을수 있다. 6개월만 지나면 연율 12%의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어 매력있는 예금종목으로 등장했다.
똑같은 1백만원을 3개월마다 이자가 나오는 개발신탁에 맡겼다면 2년만기짜리는 세금을 제외하고 10만6백여원의 이자를 받을수 있고 3년짜리에 들었을 경우는 11만1천9백여원의 이자를 챙기게 된다.
은행에서, 파는 상품가운데 세금을 제하고 연간 10%이상의 수익을 올릴수 있었던 상품도 많았다.
우선 수익성이 좋은 편인 목돈마련저축에 들었으면 1백만원을 넣었을 경우 1년짜리는 1백17만5백여원을 찾을 수가 있고 5년짜리에 가입했으면 해마다 평균20만6천8백50원의 이자를 합산해 만기에 이를 찾을 수 있다.
올해의 소비자물가가 3.4%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매우 좋은 편이다.
은행에서 취급한 각종 금융채를 샀으면 1년짜리가 세후10만3천여원, 7년짜리는 연간평균12만5천여원씩 만기에 찾게된다.
10만원 이상이면 살수 있는 환매채는 91일 이상 맡겼을 경우 1백만원당 최소한 1년에 10만6천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돼있다.
조금 부지런해 3개월마다 찾아서 다시 부었다 치면 연간5천원쯤은 더 챙길 수도 있었다.
투신에서 취급하는 근로자재형수익증권은 봉급생활자에게 매우 유리한 저축수단 가운데 하나였다. 시세차익을 빼고라도 연평균최소(1년만기)15.9%의 기본금리가 보장돼있어 연간 29만∼30만원의 수익을 올릴수 있었다.
이 근로자재형수익증권은 2년만기 짜리에 가입했으면 세금을 빼고도 연평균 31만∼32만원의 이자소득을, 3년짜리면 32만∼33만원을, 월소득 20만원이하의 저소득자가 드는 5년짜리는 40만∼41만원을 만기 후에 각각 받게된다.
한편 농·수·축협및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의 정기예탁에 1백만원을 1년이상 맡겼다면 매달 받은 이자가 연말에는 세금을 빼고 11만4천원이 된다.
농·수협의 정기적금에 1백만원짜리를 든 경우라면 매년 최고 (3년만기) 12만8천원씩, 3년후엔 모두 38만4천여원의 이자를 받게돼 있다.
농·수협의 상품중 가장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농·어가 목돈저축. 3백만원 이내에서 가입할 수 있는 목돈저축은 3년 짜리와 5년 짜리의 두 가지인데 여기에 들면 연평균 20∼20.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밖에 증권회사에서 취급하는 각종 채권은 매년 평균 15%안팎의 세후수익이 보장돼 올들어는 크게 인기가 있다.
부동산쪽은 지난 83년말부터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해 일부 개발지역을 빼고는 2년여째 깨어날줄 모르고 있는데 올 한햇동안 주택가격의 상승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의 주택가격동향에 의하면 84년말을 100으로 기준할때 지난 10월말 현재 주택가격종합지수는 100.5로 10개월 동안 겨우 0.5포인트가 오른 꼴이다.
그러나 아파트는 99.4로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으며 단독주택(100.7)과 연립주택(102.3)만이 소폭 올랐을 뿐이다. 따라서 아파트를 사둔 경우는 평균적으로 보아 제값마저 챙기지 못했으며 단독·연립주택의 경우라도 별재미를 보지 못한 셈이다. <이춘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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