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내년 말 배치…국방부 “앞당겨질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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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 당국이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들여오는 시기는 내년 말이다.

미 텍사스 4개 포대 중 1개 옮길 듯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13일 “오늘 오전 한·미 공동실무단이 보고서(공동실무단 운영결과 보고서)에 서명을 하고 양국 장관에게 보고했다”며 “내년 말을 목표로 추진하겠지만 좀 더 노력을 배가해 빠른 시기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치 장소를 결정한 만큼 이제 남은 절차는 한국군 부지였던 예정지를 미국 측에 공여하는 절차다. 류 실장은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시설부여 분과위원회에 접수하면 논의 절차가 진행된다”며 “대략 1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방공포 부대를 사드 부지로 선정한 만큼 한국군은 기존 시설이나 장비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사드 부대의 용도에 맞도록 부지를 정리하고 미군 장병들의 숙소 등을 건설해야 한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SOFA 규정에 따라 한국 측은 부지와 기반시설들을 제공하고 미국 측은 사드를 가져와 운영하는 비용을 부담한다”고 말했다. 운영비와 관련해 미 측은 예산집행 계획서를 만들어 의회에 제출한 뒤 예산이 반영되면 사드를 한국으로 들여와 운영하게 된다.

행정절차와 부지 조성 공사 등 한·미가 각각 따로 추진하는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사드 배치 시기는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국방부 측은 설명했다.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는 현재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기지에 배치해 놓은 4개 포대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류 실장은 “미국은 5개의 포대 중 하나를 괌에 배치했고, 두 개 포대는 실전배치하고, 두 개 포대는 훈련용으로 운용 중”이라며 “사드 포대를 제작하는 데 1~2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텍사스에 있는 것 중 하나를 가져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레이더(AN/TPY-2)와 통제소, 발사대 6대, 요격미사일(인터셉터) 48발(발사대 1대당 8발) 등으로 구성된 사드 1개 포대는 가격이 1조~1조5000억원가량이다. C-17 등 미군 수송기로 한국까지 이동한 뒤 경북 성주에 마련될 부지로 옮겨질 예정이다.

정용수·박성훈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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