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이제는 갈등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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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선정됐습니다. 성주읍 성산리 공군 방공기지의 성산포대가 구체적인 배치 지점입니다. 한미 당국은 여러 기준으로 성주를 골랐다고 합니다.

북한의 방사포 타격권에서 벗어나 있으면서 수도권 북부를 제외한 한반도의 거의 전역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전이나 저유지 등 국가 기간시설을 방어하는 적지라고 합니다. 산둥반도와의 거리도 상대적으로 멀어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면도 있습니다.

반응은 예상대로입니다. 야권 지도자들은 김종인을 제외하곤 배치 자체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문재인은 결정 재검토와 공론화를, 안철수는 국민투표 회부를 주장합니다. 이렇게 초반부터 마찰열이 뜨거워진 이슈는 십중팔구 대선 국면으로 이어집니다.

사드의 배치 시점 역시 대선 직전인 2017년 11월입니다. 벌써부터 2002년 대선 때의 반미시위를 떠올리는 분이 있습니다. 선거 때 불어닥친 광풍은 나중에 정신 차리고 보면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곤 합니다.

이제부터는 설득과 갈등관리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에게 있다는 점, 사드는 외교 문제가 아니라 안보 이슈라는 점, 우리가 사드를 구입하는 게 아니라 미군이 들여온다는 점, 전자파의 유해성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다는 점 등 반대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재료와 근거는 많습니다. 그런데도 남남 갈등이 계속 깊어지면, 사드를 배치하기도 전에 우리의 안보태세엔 구멍이 숭숭 뚫릴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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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중요한 건 역시 리더십입니다. 오늘 외신으로 전해진 미국 댈러스 경찰관 추모식 뉴스를 보셨는지요. 오바마와 부시 부부가 함께 참석해 국민에게 통합을 호소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매우 인상적이고 호소력 있었다는 반응입니다.

그렇다고 곧장 흑백의 화해가 이뤄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비상시에 전현직 대통령이 당을 초월해 함께 나서는 모습에서 지도자의 갈등관리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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