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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음성기억컴퓨터 발명한 전자공학계의 천재 "프랑스의 퀴리"켐프양 미국행쇼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파리=주원상특파원】 프랑스가 요즘 고급두뇌들의 잇따른 국외탈출로 크게 고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프랑스의 세계적 발명가인 「마르틴·켐프」양(26)이 최근 미국에 이주하기로 결정 함으로써 프랑스사회에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켐프」양은 82년 세계최초로 음성기억컴퓨터카탈라복스를 발명한 천재여성.
그녀는 소아마비로 활동이 부자유스러운 아버지를 위해 목소리로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를 연구하다 음성기억소형컴퓨터카탈라복스를 고안해 냈는데 카탈라복스는 현재 지체부자유자용 자동차·휠체어·기타생활용품은 물론 외과수술용 로봇등 각종 의료기기에 응용돼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있다.
프랑스 전자공학계의 「퀴리」부인으로 촉망받고 있는 「켐프」양이 프랑스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까다로운 행정절차와 연합융자등의 번거로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이같은 프랑스 사회풍토에서는 더 이상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할수 없다고 판단, 최근 미국행을 결정했다.
「켐프」양이 아니더라도 해마다 해회(주로미국)로 탈출하는 프랑스의 우수과학인재는 줄잡아 수백명선이다.
이들은 초특급 시설의실험실·완벽한 장비·풍부한자료등 연구환경과 과학연구에 높은 관심을 갖고있는 사회풍토를 찾아 미국으로 떠나고있다.
프탕스 고급두뇌들의 해외탈출 동기는 최근 르피가로지의 한 인터뷰기사에서 더욱 잘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에서 화학부문연구원으로 일하다 미국에 간「피에르」씨는 이기사에서 다음과같이 말하고 있다.
『프랑스에 있을때 나는 나의 새로운 연구결과를 상품화하기 위해 여러회사들과 접촉했으나 어느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나는 프랑스회사들과의 접촉을 포기하고 미국회사들에 편지를 썼다. 나의 신발명품을 간단히 설명한데 그친 내편지에 그들은 즉각 회신을 보내왔고 우리부부를 초청했다. 나는 그들회사의 엄청난 연구실험실에 압도됐으며 당장 몇개회사와 계약했다. 나는 현재 장래 노벨상감인 우수한 과학자들과 함께 2000년대의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으며 올해에 들어와 벌써 40만달러를 벌었다. 그러나 나를 가장 즐겁게해주는것은 단한자의 편지에도 큰 관심을 가져주는 미국의 사회풍토다. 이나라는 사람으로 하여금 창조하고 활동하고 경갱하게 밀어주는 생동감과 활력의 거대한 집합체다.』
미국행을 결심한 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은 모험과 돈, 생활의 변화를 구해 대서양을 건너가지만 물론 이들모두가 미국땅에서 성공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지금 미국에는 약15만명의 프랑스인들이 살고 있으나 이가운데 상당수는 현지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좌절,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켐프」양과 같은 우수한 과학두뇌가 프랑스를 등지는것은 아무래도 국가적인 손실이라는게 양식있는 사람들의 걱정이다.
「피에르」씨의 프랑스탈출경위를 소개했던 르피가로지는 그와같은 고급두뇌의 국외탈출이 프랑스의 사회제토가 병들어 있고 무기력과 침체로 막혀있는데서 비롯된것이라고 진단하고 활력과 다양성, 재능의 끊임없는 경쟁이 이루어지는 사회풍토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81년 「미테랑」사회당정부가 들어선뒤 기간산업의 국유화등 사회주의 정책에 반발, 프랑스 고급두뇌들의 엑서더스가 계속 돼왔던 그간의 프랑스실정을 감안하면 이번 「켐프」양의 미국행이 프랑스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것도 알만한 일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제라르·드브레」 「로저·기예맹」 「앙드레·프레데리크·쿠르남」 「알렉시스·카렐」등미국의노벨상 수상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했던 프랑스의 우수한 과학자들이었던 사실을 더욱 절실히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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