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가 사라지게 하려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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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호 31면

최근 이슬람국가(IS)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테러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 세계가 다시 IS를 주목하고 있지만 IS의 존재를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IS가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돼 조직된 복잡한 ‘현상’이라고 본다.


IS가 생기고 확장됐던 지역을 알아보면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사람들을 잔인하게 억압하고 압제하는 정부가 존재한 지역이 IS의 ‘터전’이었다. 정부의 범죄와 잔인성에 대해 그 지역 사람들은 복수하기를 바래왔다. 둘째, 평화로운 변화의 문이 막힌 곳에서 IS가 발호했다.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자유·정의·존엄성을 가진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여겨진 곳에서 지하드(성전)의 기류가 거셌다. 셋째, IS는 ‘실패한 정부’에서 부족했던 기초적인 행정 수요와 서비스를 대신 제공해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IS에는 다앙한 이해관계자들이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이를 테면 반혁명단체와, 억압과 압제로 이익을 보는 독재세력들이 개입하고 있다. 이들은 ‘아랍의 봄’을 원치 않는 세력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봉사하고 존재를 정당화시켜줄 ‘야수’를 찾고 있었다. IS가 여기에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IS가 짧은 시간에 급팽창할 수 있었던 것은 전사들의 전투에 의한 것도 있지만 이런 이해관계자들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역효과가 나타났다. 몇몇 지역에서는 IS가 그들이 원했던 것보다 더 세력이 커져 이를 제거하려면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시아파 이란과 그 추종 세력들에게도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IS는 좋은 싸움 상대였다. 이란은 아랍에서 시아파동맹을 확장하기 위해선 잔인하고 지독한 대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IS전사들은 극단주의 무슬림이라고 널리 알려진 이미지와는 반대로 상당수가 이슬람에 대한 지식도 없고 샤리아(이슬람의 법체계)와 종교법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많이 있다. IS에 들어오기 이전에 독실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 사람들이 많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IS는 복잡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아니다. IS세력 확장에 기여한 이유들이 사라질 때 비로소 IS도 약화할 것이다. 군사적인 해결은 일시적으로 IS에 피해를 주는데 성공하겠만 이것으로 IS를 끝내지는 못한다.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IS의 복사판은 언제 어디서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다. 다음에 오는 것은 지금의 IS보다 더 잔인하고 사나울 수 있다.


압둘와합?모하메드 아가동국대 법학대학원?박사과정·헬프시리아?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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