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영광을 후진들에게…경희대 탁구코치로 복귀한 이에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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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에리사(30)가 경희대 여자탁구팀을 맡아 다시 탁구일선에 나섰다.
지난 4월 제38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스웨덴 외테보리시)에서 한국여자팀의 성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국가대표 코칭스태프의 자리에서 물러났던 이에리사가 약8개월만에 녹색테이블의 승부세계에 복귀한 것이다.
『선수시절의 패기만으로는 안되는 일이었어요.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채 너무 겁없이 뛰어들었던 것이 후회돼요.』
이에리사는 자신의 잘못으로 한국탁구가 수렁에 빠졌다고 비통해 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했다.
『세계선수권 참패 이후의 나날은 고통의 연속이었어요.「경험도없는 사람이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고 콧대만 세운다」「선수를 편애했다」는 비난을 들을 때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
이에리사는 탁구계를 영영 떠나버릴까, 아니면 외국에나가 공부라도할까 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한다.
『그러나 생명과도 같은 탁구에의 집착을 버리기는 힘들었지요. 어디 조용한 시골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탁구를 가르칠 수 있는 자리는 없는가 알아보고 있던중 경희대 로부터 교섭이 왔어요.』
지난1일 코치로 발령을 받은 이에리사는 경희대 체육과에서 체계적인 체육지도자수업도 병행해 나갈 예정.
『대학탁구도 이제 실업팀의 노장선수들을 받아 쉽게쉽게 팀을 운영해가는 구습에서 벗어나야 해요.』
뼈있는 한마디다.
이에리사는 중3 단발머리소녀때 최고권위의 종합선수권 타이틀을 따낸후 7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으며 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중공을 꺾고 구기사상 최초로 한국을 세계의정상에 올려 놓았던 「한국여자탁구돌풍의 기수」였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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