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공학을 좋아한다|연세대서 여성교육 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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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여대와 남녀공학대학의 여성교육은 과연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우리나라 대학으로는 최초로 l946년부터 남녀공학을 시작한 연세대학교의 여동문회 백양모임(회장 김성록)이 27일「남녀공학과 여성교육」을 주제로 연세대 장기원기념관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연세대 와 이화여대 여학생 각각 1백명을 대상으로한 연세대사회학과 조두정교수 및 대학원생 강선규·최미숙씨의 조사에 따르면 공학인 경우 85%가 학교선택에 만족하며 15%가 그저 그렇다고 응답.
여대는 46%만 만족하며 40%는그저 그렇,다 14%는 불만스럽다로 나타났다.
남녀공학을 선택한 이유가 주로「성적에 맞아서」와 「남녀공학이 더 자유로운 것 같아서」인데 반해 여대선택동기는 「부모님이나 교사의 권유때문」과「성적에 맞아서」가 대부분.
대학을 선택한 시기는 여대의 77%가 대입학력고사이후 원서를 쓸 무렵이고 남녀공학은 40%가 어려서부터, 25%는 중학교때부터 이며, 원서쓸 무렵은 15%뿐으로 대개 일찍부터 지원학교를 결정한 경향이다.
남녀공학과 여대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여대의 경우 여성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지도력·독립심·책임감등을 기를 수있으며 바람직한 여성문화를 이루고 여성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할수있다는 장점을 꼽았다.
또 이성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서 학교생활이 자유롭고 여성특유의 멋을 가꿀수 있다는 견해도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자유라야 고작 교내에서 잔디밭에 마음대로 눕거나 군것질하며 돌아 다니는등 폐쇄속의 방종일뿐」이라는가 하면 여성미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사치와 허영이 조장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남녀공학의 장점으로는 폭넓은 시야와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학문적으로도 열성과 깊이가 여대보다 한층 앞선다는 응답이 압도적.
또 상당수가 이성을 애인 뿐아니라 친구로 사귈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면서 이성친구에게 애인이 생기거나 졸업한 뒤에도 계속, 찬구로 남을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문을 제기했다.
남학생들과의 활동 때문에 사회적응이 유리하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사실은 일찍부터 포기 해버려 소극적이고 개인적인 자세를 갖기 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남학생중심의 대학생활에서 여학생의 위치가 불분명하고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우며 입학당시 소위「잘난여학생」이라던 자타의 평가에 회의가 오면 더욱 위축되어 자기비하적인 태도를 갖기도 한다는것.
조교수는『대학에서의 남녀공학이 시도된지 어언 40년을 맞는 현재까지 그 장점과 특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학교측의 제도적 차별과 학생자신의 여성관 및 의식구조 탓인 동시에 숫자적불균형도 그원인의 하나』라고 밝혔다.
남녀가 모두 공적·사적영역에서 나란히 자아실현을 추구해야할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동성·이성간의 상호협력훈련이 필요한데 남녀 어느쪽이든 3분의1내지 3분의2정도의 비율로 어우러진 상태가 제일 이상적이라는 것이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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