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0명합격 16명이 현역에|사법계진출 여성들 지금은 무얼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해 5명에 이어 올해에는 총6명의 여성 사법고시 합격자가 탄생함으로써 80년대에 들어와 사법계의 여성 파워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5l년 이태영박사(현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가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제2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이래 올해까지 총30명이 배출됐다.
이 30명 가운데 1명(고황윤석판사)은 작고했고, 현역으로 16명이 근무중이며 7명은 연수중, 6명이 이번 신규 합격생이다.
현역 16명 가운데는 검사가 2명, 변호사가 3명, 판사가 11명이다.
이태영씨에 이어 52년에는 지금 고인이 된 황윤석씨가 합격. 황씨는 이씨가 법관 임명을 받지 못해 실질적으로 여판사 제1호.
그뒤에는 20년 가까운 공백 끝에 70년 지금 모두 변호사로 개업중인 강기원·황산성씨 2명이 나란히 고시패스의 영예를 안았다.
71년에 합격한 이영애판사(서울고등법원)는 경력 11년의 현역 여판사중 최고참. 서울대법대 수석졸업에 사법고시에서도 1등을 차지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후 75년에는 전효숙판사(서울지법 성남지원), 76년에는 전수안판사, 78년에는 김영난판사(서울가정법원)·이선희판사가 배출되었다.
80년대에 들어와서는 비교적 많은 수의 여성 합격자가 탄생해 80년 김덕현·조배숙·임숙경씨, 81년 강금실·황덕남씨, 82년 추미애·김선혜·조경난씨.
이태영변호사는 법관으로 입임되지 않은채 86년으로 개소 30주년을 맞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이끌어 오면서 여성을 위한 법률구조사업을 펴오고 있다.
강기원씨는 5년간의 판사 및 변호사 생활을 거쳐 미국 예일, 하버드대에서 연수(79∼84년)한후 85년에 다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황산성씨는 6년간의 판사생활·국회의원을 지낸후 현재변호사로 활약중이다.
검사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은 서울지방 검찰청의 조배숙·임숙경씨 2명. 11명의 판사중 이선희(인천지법)·황덕남(수원지법)·김선혜(대전지법)·추미애(춘천지법)판사 등 4명은 지방에 근무하고 있다.
그밖에 현재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중인 미래의 여성 법조인은 83년 사시에 합격한 최은희·정윤희씨, 85년의 이미지·이정미·박보영·윤영미·김정선씨가 있다.
이미 임관되어 활약하고 있는 여성 법조인들은 명석한 판단력·지구력·사명감·정의감 등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나 사무처리 면에서 전혀 남성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가의 중논.
이들 여성들은 여성 법조인회(가칭)라 하여 3개월에 한번꼴로 함께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직업적인 경험을 나누는 모임을 갖고 있다. 『이제는 여성 법조인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으니만큼 무언가 우리들만이 할수 있는 일을 찾아내 시작할 생각입니다』고 총무직을 맡고 있는 조경난판사(서울민사지법)는 얘기한다. <박금옥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