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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세먼지 주범 "석탄발전 비중 축소" 첫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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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정부가 전력 생산에서 석탄발전의 비중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달 3일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저감하겠다고 했으나 석탄화력 비중 자체를 줄이겠다는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친환경차 보급 3조원, 충전 인프라 7600억, 노후차 폐차에 1800억 투입
'미세먼지 대책 세부 계획'서 밝혀…대책 이어 세부계획도 금요일 발표

정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세부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차기 전력수급계획 수립시에 석탄발전 비중을 축소하고, 친환경 전원믹스,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에너지 생산 중 석탄화력 비중 축소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으로 석탄화력을 억제하는 추세이지만 박근혜정부는 꾸준히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계획을 발표해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전력수급계획을 2년마다 세우는데 차기 계획인 '8차 전력수급계획'은 내년에 나온다. 정부는 가동한 지 30년이 넘은 노후 발전소 10기의 처리 방안도 확정해 오는 5일 발표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주요 대책 소요 예산도 산정됐다. 정부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보급에 3조원, 충전 인프라 구축에 7600억원,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에 1800억원 등 약 5조원을 쓰기로 했다. 관련 예산은 지난번 발표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세부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카 등 이른바 친환경차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지원하는 친환경차 구입 보조금 등으로 3조원을 쓰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친환경차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지난달 발표에선 이를 30%로 상향했다.

친환경차 보급의 걸림돌로 지목되던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7600억원을 투입한다. 전기차 충전기는 3000기, 수소차 충전소는 100개로 확대한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금(대당 최고 700만원, 최저 10만원)은 1800억원 규모로 산정됐다.

이밖에도 경유를 쓰는 노선버스의 CNG(압축천연가스) 전환을 위해 CNG 버스 구입비 지원도 내년에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는 버스당 600만원을 지원하는데, 내년에 1200만원으로 커진다. 이보다 고가인 CNG 하이브리드 버스 구입비 지원금도 올해 버스당 3000만원에서 내년에 3500만원으로 늘린다.

경유값과 휘발유 간의 가격 구조를 건드리는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조세재정연구원·환경정책평가연구원·교통연구원·에너지경제연구원 등 4개 국책연구기관이 이달부터 공동 연구에 착수한다.

수도권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제도(LEZ, Low Emission Zone)의 구체적 방안은 이달 중 확정하기로 했다. 이를 이해 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시·도가 LEZ시행지역, 시행시기, 대상 차종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 내용엔 정부가 지난달 27일 내놓은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언급한 내용도 포함됐다. 2006년 말 이전에 등록된 노후경유차를 폐차하고 신규 승용차를 구매하면 개별 소비세를 6개월 간 70%(대당 100만원 한도) 감면할 수 있도록 조속한 입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승용차 이외에 승합차·화물차 구입시에도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두 차례 번복을 거듭하며 이날 세부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세부 이행계획 발표 소식을 하루 전인 30일 오후 처음 언론에 알렸다. 이후 5시간 뒤인 이날 저녁 "관계부처 간에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발표를 연기했다. 하지만 1일 발표를 3시간30분 앞두고 "협의가 마무리 되어 브리핑을 당초 예정대로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언론에 알렸다. 앞서 정부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도 금요일인 지난달 3일에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이라고 언급하고, 국민적 관심사인 미세먼지 대책과 세부 이행계획을 모두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발표한 것이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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