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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총장 출신 공항공사장의 소신 발언?…"공항에 관제탑은 하나가 원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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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참모총장 출신인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29일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방침과 관련해 국토부 설명과 배치되는 입장을 밝혔다.

성 사장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에 업무보고차 출석했다. 하지만 이날 국토위의 현안은 영남권 신공항 계획을 무산시키고 김해공항을 확정하는 쪽으로 내려진 정부의 결론이었다. 이러다 보니 항공전문가이자 공항공사를 대표해 참석한 성 사장의 의견을 묻는 일이 잦았다. 성 사장은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17전투비행단장과 공군사관학교장 등을 거쳐 공군 참모총장까지 지낸 뒤 2014년 전역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시 관제탑을 하나 더 짓겠다는 국토부 발표의 안전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 측 참석자들과 논쟁을 벌이다 “공군 (참모총장) 출신이신 공항공사 사장이 답해보라”면서 “관제탑을 2개 운영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성 사장은 “관제탑은 하나로 운영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기존 국토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주장이었다.

이 때문에 최 의원은 성 사장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국토부 측의 주장을 반박했고, 국토부 관계자는 “관제탑이 2개여도 용도별로 나눠 운영하면 된다”고 재반박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인천공항 등에서처럼 근접용(착륙 지시용)과 지상용(활주로 이동 지시용)으로 관제탑을 분리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국토부의 발표 내용이다.

이어 성 사장은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의 질의 때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주 의원은 2012년 공항공사 받았던 용역보고서와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김해공항 확장안을 비교하면서, 왜 공사 측의 입장이 바뀌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주 의원은 대구(수성을) 출신으로 현재 밀양 신공항 유치 무산에 분노한 대구ㆍ경북지역의 민심을 반영해 새누리당 내에 꾸려진 ‘신공항 백지화 국회 검증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이런 주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성 사장은 “활주로가 겹치는 (방)안 자체는 (항공기) 활주로가 3개가 아니고 하나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김해공항의 기존 2개 활주로는 V자형이어서 동시 사용이 어렵지만,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하면 2개 효과는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성 사장의 답변에 대해 주호영 의원은 “국토부의 애기가 다르고 공항공사의 얘기가 또 이렇게 다르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공항공사 측은 “활주로가 사실상 1개라는 것은 2013년에 무산된 김해공항 확장방안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국토부 측과 배치되는 입장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다만 관제탑 추가 건설에 대해 난색을 표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관제탑 발언 지휘체계를 중시하는 군 공항해에서의 개인적 경험을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성 사장은 지난 3월 말 공항공사장으로 취임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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