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의「기업가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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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적자운영의 대명사처럼 불려 왔던 철도경영이 획기적인 경영개선으로 만년적자를 크게 줄이고 흑자를 눈앞에 두고 있음은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기전 까지만 해도 철도는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경영을 유지할수 있었다. 독점운영에 열차노선은 한정되어 있어 승객유치 노력은 커녕 오히려 승차권 판매가 하나의 이권이나 특권인양 행사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철도가 버스와 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승객들은 철도를 외면하기 시작, 푸대접을 받으면서 해마다 엄청난 적자를 보게되었다. 철도청은 뒤늦게 열차배차간격을 줄이고 고속화하는 등 온갖 몸부림을 쳐보았으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이나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철도청의 이와같은 적자는 관료주의적 근무자세와 이로 인한 영점서비스, 불합리와 비능율의 경영이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빚어졌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개선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적자보전을 위해 걸핏하면 요금인상을 시도하거나 재정지원에 손을 내밀기도 했다. 이것이 그동안의 관행이 되어왔다.
그러나 철도청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새바람을 일으켰다.
승객과 화물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주말임시열차, 벚꽃 신혼열차등 이른바 새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연간 3백억원에 이르던 만성적자가 줄기시작, 올해는 1백억원으로 줄어졌고 앞으로는 빚도 갚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관영도 기업경영방식대로 운영만 잘하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본보기를 제시한 것이다.
현재 정부가 관리하거나 국영기업이 운영하는 각종 사업은 대부분이 적자아니면 악성수지상태를 못띤하고있다.
철도사업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조곡기금 누적적자만해도 1조6천5백90억원이고 84년말 현재 순국가채무는 13조2천1백여억원에 이르고있다.
이들 적자는 정부지원 아니면 요금등의 인상으로 임시 미유책으로 끌어가고 있으나 결국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정부 또는 국영기업체는 앞으로 철도옹의 예를 표본으로 삼아「기업적경영방식·기업가정신」을 발휘해 획기적인 경영개선을 단행해야한다.
우수한 민간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인사고과와 목표관리제 사업부제등을 하루빨리 실시하고 현대적 경영기법으로 경상경비를 줄이고 투자와 수익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방만한 운영을 축소정비하고 인력을 최대로 감축하고 부정과 비리도 추방해야 한다.
또 민간이 운영할 수 있는 사업부문은 과감히 위임 또는 위탁관리토록 함이 마땅할 것이다.
정부각기관은 물론 지방행정기관이 관장하고 있는 일반 행정사무들도 행정기관이 권한을 유보하면서 민간이 자기의 명의와 책임아래 처리할 수 있는 분야가 수없이 많다.
일본의 경우 청소업무등의 사무이양으로 정부직영때보다 행정비용을 46∼61%까지 줄였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향상되고 행정의 민주화와 업무처리의 전문화도 기할수 있었다.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민간위탁 경영의 확대를 서둘러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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