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로 시장 변동성 확대되면 안정화 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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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4일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가 국내 금융·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오전 8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한은 측은 “투표 마감 후 현지 여론조사 결과와 런던을 비롯한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브렉시트 투표결과가 국내 금융·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오후 3시 최종 투표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현지 개표 상황과 국내·아시아 주요국의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한은 금융시장국 김인구 시장총괄팀장은 “투표 결과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정부와 협의하여 안정화 조치를 적시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2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며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대내외 변수로 ▶브렉시트 ▶미 금리 인상 ▶구조조정 ▶김영란법을 꼽았다.

앞서 한은은 ‘영국의 EU탈퇴 논란 배경, 가능성 및 영향’ 보고서에서 “브렉시트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우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실물과 금융 경로를 통해 영국·EU경제는 물론 국제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EU 수출 비중이 43.7%(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수출과 투자 축소가 일어나 국내총생산(GDP)이 상당폭 감소하게 된다. EU 역시 영국에 대한 수출 비중(7.1%)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933억 유로) 등을 고려할 때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특히 금융·외환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클 전망이다. 한은 조사국 선진경제팀 이재호 과장은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영국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국제금융거래에서 차지하는 영국의 비중을 고려할 때 영국 금융시장의 충격은 유럽 및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전세계 금리파생상품 거래의 50%, 외환시장 거래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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