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시인 미「앤드루·어크」 작은 회사경영주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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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깊은 애정을 보여온 미국의 참여시인「앤드루·어크」(52)가 요즘 작은 회사를 차려 「괴짜시인」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생산성향상조합」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이 회사는 미국제개발기구(AID)와의 협약으로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등의 극빈자에게 초보적인 경영기술을 지도해 그들의 생존을 돕는 사업을 필치고 있다.
예를 들면 케냐의 한 마을에서는 고기잡이를 위해 배를 계속 빌어온 36명의 여인들에게 은행돈을 대부받게 해준 일이 있다. 부지런한 이들은 많은 어획고를 올렸지만 배를 빈 댓가로 잡은 고기의 대부분을 선주에게 주어버려 자신들이 차지하는 양은 언제나 일부였다.
그러나 경영개념이 없는 이들은 끝없이 계속되는 가난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원시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돈을 대부받는 사실조차 알지 못해 「생산성향상조합」에서 한 일은 우선 돈을 빈다는 개념과 그들도 배를 소유할 수 있다는 소유개념의 주입이었다.
그 여인들은 현재 월등하게 나은 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 4척의 배를 확보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뉴욕의 한 잡지에 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세이래로 많은 저서를 남긴 그는 요즘 가뭄으로 시달리는 사하라사막 일대를 여행하면서 쓴 『굶주리는 어린이들』등 문제작들을 시단에 발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문학적 견해를 『시인이란 생활에서 오는 애환이나 마음속의 근심과 같은 생활의 실소재 가운데서 시를 써야 한다. 예를 들면 비극적인 아프리카의 기근, 핵전쟁의 위험, 약소국 민족의 고통과 같은 문제를 들수 있다』라고 밝혔다. <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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