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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셔츠+네이비 면바지, 주름치마+카디건 깔끔해 보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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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제안하는 여름철 오피스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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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26도. 20일 오전 출근길 서울 도심 기온이다. 분주하게 출근할 때면 등줄기에 땀이 밸 정도다. 아직 6월이지만 여름 더위가 벌써 시작됐다. 이럴 땐 출근 전 옷장 앞에서 한참 서성거리게 된다. 시원하고 편하게 입고 싶은 ‘본능’과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이성’이 자주 충돌한다. 머릿속에는 ‘여름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와 ‘그래도 사무실인데’가 반복된다. 겨울보다 더 어려운 게 여름철 오피스 패션이다. 무엇을 어떻게 입을지 패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사진)으로부터 조언을 얻었다. 그는 배우 공효진·소지섭·김아중 등 톱 스타들의 스타일링을 맡은 베테랑 스타일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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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오피스룩 기본은 ‘칼라’

한혜연 스타일리스트는 여름 오피스룩의 제일 원칙으로 ‘칼라’를 꼽았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칼라가 있는 상의를 입는 게 여름 오피스룩 스타일링의 기본입니다. 테일러드 칼라가 주는 포멀함이 느슨해지기 쉬운 여름 패션을 단정하게 잡아주기 때문이에요.”

셔츠 칼라의 중요성은 남성 패션에서 더욱 명확해진다. 사무직의 경우 특히 그렇다. 칼라가 없는 라운드넥이나 V넥 셔츠를 입고 출근했다가 자칫 주말 나들이용 차림으로 보이기 쉽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다. 칼라가 없는 셔츠나 블라우스를 입을 경우 재킷이나 카디건을 입어 포멀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카디건과 재킷으로 직선적인 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어요. 세로로 흐르는 직선 라인이 오피스룩에 필요한 포멀한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슈즈는 발가락이 드러나지 않는 스타일이 기본이다. 발목이 드러나는 스트레이트 바지에 로퍼를 매치하면 단정해 보인다. 로퍼는 중성적인 느낌을 주면서 도시적이고 단정하다. 드레스코드가 다소 캐주얼해서 운동화가 허용되는 회사라면 흰색 운동화를 기본으로 구비하는 게 좋겠다. 리넨 셔츠에 카디건, 회색이나 검은색 바지를 ‘톤 온 톤’으로 매치한 뒤 흰색 가죽 운동화를 신으면 단정해 보인다.

폴로 셔츠, 무늬가 없거나 투톤으로

캐주얼 아이템인 폴로 셔츠도 재킷과 함께 입으면 남성들의 오피스룩으로 손색 없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폴로 셔츠가 단색이며, 무늬가 없는 게 좋다. 알록달록 줄무늬 폴로 셔츠는 주말용 캐주얼이지만, 검은색 폴로 셔츠는 단정한 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

“무늬가 없는 반팔 폴로 셔츠는 스마트 수트로 충분히 입을 수 있어요. 블랙 폴로 셔츠에 팬츠, 재킷까지 검정 계열로 입으면 ‘톤 온 톤’으로 세련된 맵시를 낼 수 있습니다.”

셔츠 몸통과 칼라 색이 다른 ‘투 톤’ 스타일도 포멀한 느낌을 낸다. 투톤 폴로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재킷을 걸치면 여름 비즈니스 캐주얼의 정석이다.

남성들은 여름 옷에서는 변주할 수 있는 디테일이 많지 않다. 흰색, 파랑색, 베이지 외에는 입을 게 없다는 이야기를 곧잘 한다. 이럴 땐 생각을 바꿔보자. 색깔톤을 조금 바꾸면 다양한 선택이 열린다. 진한 자주색 폴로 셔츠를 하늘색 재킷과 입는 식이다.

기본 중의 기본 네이비 재킷

남자 수트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색은 그레이 또는 네이비다. 그 중 네이비 재킷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베이지색 면바지와 입으면 전형적인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이다. 화이트 셔츠에 네이비 면바지를 입으면 한결 격식 있어 보인다. 자칫 모범생처럼 보일 수 있는 네이비 재킷 스타일에 재미를 주려면 액세서리를 잘 활용해야 한다. 브라운 계열 구두는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남성용 클러치나 크로스바디, 백팩 등 어떤 모양의 가방을 들어도 잘 어울린다. 네이비룩에 블랙 액세서리를 매치하면 좀 더 캐주얼하게 보인다. 실버 버클의 블랙 벨트는 시원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여성도 포멀한 룩을 연출하고 싶을 때는 네이비 재킷이 정답이다. 흰색 바지에 흰색 톱을 입고 네이비 재킷을 걸치면 깔끔해보인다. 하지만 이런 예측 가능한 룩이 지루하다고 생각되면 흰색 톱 대신 실키한 느낌의 카키나 연한 핑크색 톱을 매치한다. 훨씬 세련돼 보인다.

재킷 생략하려면 긴 소매 셔츠를

재킷을 입기 싫은 경우는 긴팔 셔츠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칼라가 있는 프리미엄 리넨 소재의 셔츠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흰색 줄이 쳐진 네이비 긴팔 셔츠에 비슷한 컬러톤의 아주 얇은 타이를 매면 재킷 없이도 단정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흰색 등 밝은색 바지에 슬립온(끈이 없는 운동화)을 신으면 잘 어울린다.

스탠딩 칼라 긴팔 셔츠는 기본 셔츠에서 살짝 변형을 주고 싶을 때 활용해보자. 단추를 한두 개 풀면 더 감성적으로 보인다. 목이 길지 않은 남성도 스탠딩 칼라를 소화할 수 있는 팁이다. 화이트 리넨 셔츠를 입을 때는 남성도 속옷을 입어야 깔끔해 보인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남성은 속옷이 필수다. 흰색이 아닌 살색 속옷을 입어야 속살이 비치지 않는다. 긴 소매 셔츠는 걷어입는 멋스러움도 있다. 소매를 걷을 때는 반듯하게 간격을 잡지 말고, 불규칙하게 걷어 올려서 손맛을 넣으면 더욱 멋스럽다.

만능 아이템 플리츠 스커트와 원피스

여름에는 아무래도 여성들이 바지보다 치마를 선호한다. 플리츠 스커트는 주름이 풍성해 여름에 특히 유용하다. 톱과 스커트를 같은 색으로 매치하면 원피스처럼 보여 더욱 단정하다. 상의는 목을 가리는 디자인이면 더 포멀하게 보일 수 있다. 치마단이 풍성하고 허리가 잘록한 원피스는 로맨틱하면서 여성스러운 느낌을 줘서 여름철 베스트셀러다.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길이에 롱 카디건을 걸치면 오피스룩에 더욱 어울린다.

검정ㆍ회색 같은 무채색 원피스나 투피스를 입을 때는 노란색 같이 톡톡 튀는 색깔의 카디건을 매치하면 전체적인 차림새에 생기가 돈다. 한 번 입어보고 싶지만 용기가 잘 안나는 색의 카디건을 준비해보자. 카디건은 입지 않을 때에는 어깨에 둘러 잘 걸쳐주면 스카프 역할을 한다. 디자인이 단순한 핸드백과 하이힐을 매치하면 더욱 세련돼 보인다. 카디건은 단추 같은 여밈 장치 없이 늘어뜨리는 스타일이 트렌드다. 롱 셔츠 스타일의 아우터도 재킷 대용으로 활용해 볼만하다. 발목까지 오는 와이드 팬츠에 입으면 도시적이고, 주름치마에 입으면 여성스럽다.


발목, 손목을 보여라

단 몇 센티미터가 여름 패션에서는 큰 차이를 만든다. 바로 바지 길이다. 발목이 보이도록 살짝 롤업해서 바지를 입으면 한결 시원하면서 센스있는 룩이 된다. 밑단이 살짝 모이는 조거 팬츠가 한 예다. 발목이 드러나는 조거팬츠에 슬립온을 매치하면 오피스룩으로도 무난하다. 지나치게 짧은 치마나 반바지는 오피스룩으로는 부적절하다. 이에 못지 않게 부적절한 패션이 밑위가 지나치게 낮은 팬츠다. 디스코풍의 하이웨이스트 팬츠가 여성의 여름 오피스룩으로 어울리는 이유다. 허리선이 높고,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가 넉넉하면서 발목이 드러나 세련되면서 시원해 보인다. "2.5㎝ 넓이로 두 번 정도 접은 뒤, 접힌 부분을 일부러 구겨서 주름을 만들면 더욱 멋스러워요. 빳빳한 면보다는 소재 자체에 구김이 들어간 크링클 소재가 더 시원해 보입니다.”

회사 분위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드레스업 스타일의 반바지를 허용하는 곳도 있다. 허리선이 높은 ‘하이 라이즈’ 반바지에 길이감이 있는 카디건을 입는 것도 시도해 볼만하다. 블랙ㆍ카키ㆍ브라운ㆍ베이지 등 ‘얼스(earth) 컬러’를 선택하면 차분하면서 성숙한 느낌을 준다. 여름에는 손목도 가능한 드러내자. 재킷 소매를 걷어올려서 손목과 시계, 팔찌 등 액세서리가 보이게 연출하면 시원해 보인다.

‘톤 온 톤’으로 세련된 믹스매치

색깔 톤을 맞춰 옷을 레이어링하면 한여름에도 포멀하면서 세련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그레이 팬츠에 비슷한 계열의 상의와 카디건을 입고 비슷한 계열의 쁘티 스카프를 단정하게 매는 식이다. 실버 계열 하이힐과 진회색 토트백까지 곁들이면 시원하면서도 격식 있어 보인다.

“포멀하게 입는다는 것은 격식도 있지만,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는 게 본뜻이에요. 똑같은 회색으로 맞춰 입는 것보다 서로 다른 톤의 그레이를 입되 소재까지 다양하게 믹스매치해야 제대로 된 ‘톤 온 톤’ 룩을 완성할 수 있어요.”

‘톤 온 톤’은 격식뿐 아니라 옷 입는 재미도 선사한다. 네이비 스트라이프 셔츠에 동글동글한 문양의 네이비 조끼를 곁들이면 경쾌한 ‘톤 온 톤’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 유니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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