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 공산사회 건설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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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일 「고르바초프」가 제안한 2000년까지의 경제계획안은 지금까지 소련경제계획의 근간을 이뤄왔던 원칙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는데 주목된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제계획들이 많은 부문에서「근거 없는 환상」 에 바탕을 두었다고 비난, 현실을 근거로 하여 국민생활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고르바초프」의 이러한 말은 지금까지 20년 넘게 소련경제계획의 지침이 된 1961년 「흐루시초프」 의 소련경제개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당시 「흐루시초프」는 70년까지 미국경제를 능가하고 80년에는 「이상적인 공산주의사회」를 완성한다고 호언했었다.
이번 「고르바초프」 의 개혁안에는 이런 비현실적인 약속들을 배제하고 『자원을 소비경제쪽으로 많이 배분할 것이며 GNP는 2000년대까지 2배, 노동생산성은 1백30∼1백50% 향상시키겠다』는 것이 주요골자로 돼있다. 앞으로 15년 동안 소련이 혁명 후 60년 가까이 이룩한 경제성장과 같은 규모로 발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소련은 매년 2∼4%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84년에 3·8%의 성장을 보였다.
「고르바초프」의 새로운 계획이 성공하려면 중앙집권적인 통제에서 오는 자율성의 제한을 완화하고 60년 볼셰비키 정권수립 체질화된 중화학공업 우선 정책에서 탈피해야 되는데 이는 그의 전임자들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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