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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발레」창조를 위한 시도|국립발레단의 『처용』을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10월「문화의 달」에 국립발레단 제43회 정기공연 창작 발레 『처용』(3막7장)이 11일부터 13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됐다.
이 『처용』은 81년 초연이래 83년에 재연했고 이번이 세번째 공연으로서 「한국」이라는 민족적 바탕과 배경을 주제로 하여 일연의 『삼국유사』에 나오는 처용가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관용과 슬기를 지닌 동해용왕의 아들 처용과 아름다운 명화공주와의 사랑을 그린 창작발레다.
이 공연은 무엇보다 민족발레의 창조를 위한 본격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 새로운 발레작품을 창작한다는 것은 대단히 힘들고 어려운 고충이 따를 것이다.
그렇지만 창작발레를 많이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문화가 발전한다는 일일것이다.
이 같은 이유때문에 우선 공연에 나타난 결과보다도 그 이면에 깃들인 노력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특히 드러매틱한 부분은 우리의 것으로서 표현전달이 쉽게 잘됐다.
주인공의 기량으로 보아 충분히 연습도 했고 실력도 있었다. 처용과 공주의 역을 맡은 무용수들의 신체적인 조건은 외국의 무용수 못지 않았으며 3막의 「파 드 되」는 아주 밝고 발랄하며 상큼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사랑의 희열을 표출해 주었다. 그러나 전체의상과 동작, 무대장치 등이 좀더 긴밀하게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이 아쉬운 점이었다.
같은 작품을 몇 년 사이에 여러 번 반복해 공연한 관계로 관객이 적었던 점도 대단히 아쉬웠다. 더욱더 많은 새로운 작품을 보여주는 것도 예술인의 한가지 사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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