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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북괴만행 두돌|유족들 어떻게 지내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9일은 아웅산참사 두돌. 분단의 희생 양으로 이국서 산화한 17인의 영령이 통일의 다짐을 일깨우는 향도영이 되어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된지도 2년.
세계와 나라의 놀람과 슬픔을 합한 것보다 더 큰 통한과 충격을 딛고 미망인·유자녀들은 어떻게 새 삶을 엮고 있는지 근황을 모아본다.
◇도미=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미망인 이순자여사(46·숙명녀대 도서관학과장)는 지난 7월30일 1년 기한으로 도미, 미 국회 도서관에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이기욱 재무차관의 미망인 윤경희 여사(45)는 참사 후 건강이 나빠져 고혈압에 시달리다 지난7월30일 코리아헤럴드 문화부장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이주해 현재 로스앤젤레스주재 한국문화원의 고문으로 새 생활을 시작했다.
서상철 동력자원부장관의 미망인 이정희 여사(50)도 지난8월 6개월 예정으로 도미 했다가 맏딸 미혜양(20·고려대 신문방송학과3년)이 견딜수 없이 보고싶어 미국에 가있는 아들 병훈군(23)만 만나보고 되돌아왔다.
◇회고록=민병석 대통령주치의의 제자들이 지난해 10월 민박사의 논문 등을 모아『민병석박사 유고집』을 낸데 이어 함병춘 청와대비서실장의 미망인 심효식여사(58)도 고인의 유고를 모아 영문으로 발간할 계획.
◇새 보람=이범석 외무장관 미망인 이정숙 여사(56)는『고인과 함께 누렸던 행복을 사회에 돌려야할 때가 온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서울장애자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자원봉사단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한편 자신과 같은 미망인들을 위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교육원(서울 운니동 덕성여대B관) 안에「기러기모임」을 만들어 삶에 대한 의욕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민병석 대통령 주치의 미망인 김보경 여사(49)는 C병원 소아과장으로 어린이들을 돌보면서 지난83년11월 가톨릭의대에 기증한 인산(민박사의 호) 장학회 장학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묘소참배=서석준 부총리 미망인 유수경 여사(45), 심상우 민정당총재 비서실장 미망인 임옥남여사(45), 강인희 농수산부차관 미망인 김경자여사(49) 등은 모두 매일같이 고인의 묘소를 참배하는 것으로 잊지 못할 지난날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김경자 여사(새농민편집 고문·서울 이촌동 한강맨션26동403호)의 경우『이사를 가게되면 고인과 영원히 결별하는 것 같아 고인이 잠든 국립묘지가 바라다 보이는 현재의 아파트를 떠날 수가 없다』면서 생전의 강차관이 좋아하던 유리장식·도자기 등을 날이면 날마다 정성스레 닦고 있다.
◇유자녀=함병춘 대통령비서실장의 장남 재봉군이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 재학중인 등 모두 학업을 계속하며 그중 국내에 있는 대학생 유자녀 8명은 가끔씩 모임을 갖고 아버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딸이 될 것을 서로 다짐, 격려하며 지낸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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